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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음악의 세계/[음악] 냉혹한 EDM의 역사

[EDM] #06. 세상을 바꿔놓은 소리, "Ac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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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id"는 산성이다.
따라서 Acid House는 직역하면 산성 집이다. 와 정말 무섭다 덜덜.
 
사실, 장르의 시작을 정확하게 어느 한 곡으로 특정 짓기는 상당히 어렵다.
마치 강과 바다의 경계를 나눌 때, 둘이 만나는 하구에서
"이 쯤부터는 적당히 짠 것 같으니 여기서부터 바다라고 하죠?"라며 선을 긋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어?

하지만, 애시드 하우스(Acid House)의 경우에는 대략적인 연도는 물론,
심지어 트랙으로까지 그 시작을 정의할 수 있다.
그 말인 즉슨, 우리가 세상을 바꿔놓은 이 장르를 설명할 때 이렇게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980년대 시카고에서는..."


[ 애시드 하우스 / Acid House ]

<a.k.a>
Acid
 
<Period>
1980년대 중반~
 
 
"솔직히 말하자면 꽤 영적인 경험이었다."
"마치, 303과 내가, 이전까지의 다른 장비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결된 것만 같았다."
- DJ Pierre, 2012년 인터뷰에서
 
옛날 옛적, 디스코라는 장르가 있었더랬다.
근데 그게 시카고에서 꽤 큰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주춤했는데
왠 시카고 흑인 게이가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하니,
사람들이 이를 보고 "시카고 하우스(Chicago House)"라 하더라.
 
그리고 1980년대 중반의 시카고, 여기에 라디오 DJ가 되고자 하는 한 소년이 있다.
그의 이름은 Nathan Pierre Jones로, 이렇게 생겼다.

아마도 이 시점보다는 훨씬 더 성장한 모습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친구가 피에르를 Muzic box라는 클럽에 데려간다.
이곳은 과거 "Warehouse"라고 불리던 시카고 하우스의 성지로,
프랭키 너클즈가 떠난 지금은 시카고의 또 다른 유명 DJ였던 Ron Hardy가 파티를 주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피에르는 하우스 음악에 완전히 빠져버린다.
 
꿈) 라디오 DJ -> 하우스 음악 아티스트
 
님들님들 우리 같이 뭔가 만들어보지 않을래요?
의욕에 불타서 친구들과 음악을 만들고자 했던 피에르 존스.
그러니 이제 그를 "DJ Pierre"라고 불러주자.
 
뭔가 야심차게 시작한 것은 좋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베이스라인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른 베이스 샘플들을 써봐도 딱히 성에 차지 않았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자신의 트랙을 들려줬는데, 뭔가 감이 왔다.
고작 40$ 주고 중고로 구매한 제품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 너 베이스 라인 뭘로 만들었냐?"
 
그리고 여기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아아, Roland TB-303이란 것이다."
 

- Roland TB-303 -

대충 TB-303의 모습

롤랜드 사의 TB-303, 풀네임은 Roland TB-303 Bassline.
1981년, 롤랜드에 타다오 키쿠모토(菊本忠男)라는 양반이 만들었다.
(이 양반은 나중에 TR-808, 909를 설계한다)
 
실제 크기는 30cm 정도 되며, 본래는 외로운 기타리스트들을 위한 베이시스트 대용품으로,
하나의 OSC에 엔빌로프, 로우 패스 필터에 시퀀싱 기능까지 지원해 줬으니,
작은 기계 치고는 꽤 간바레 한 결과였다.
무엇보다 자매품인 TR-606 Drumatix와 함께 쓰면 친구가 없어도 작은 밴드를 꾸릴 수 있었다.
 
즉, 베이스 기타를 모방하기 위한 기계였다는 것인데...

사실 이 제품은 1984년에 딱 1만 대까지만 생산되고 제조가 중단되었다.

 
왜??
 
안 팔렸거든.
 
우선, 명색이 Transistor "BASS"인데, 전혀 베이스 소리가 나지 않았다.
TB-303은 단 하나의 OSC 모듈을 사용했는데, 선택할 수 있는 파형이...

어떻겤ㅋㅋㅋ 베이스 파형잌ㅋㅋㅋㅋㅋ 톱니팤ㅋㅋㅋㅋㅋ

어떻겤ㅋㅋㅋ 베이스 파형잌ㅋㅋㅋㅋㅋ 사각팤ㅋㅋㅋㅋㅋ
 
뭐 오늘날의 EDM에서야 온갖 이펙터를 활용하면 잘만 사용할 수 있겠으나?
당시에는 컴퓨터도 없고, 그렇다고 베이스 하나 만들겠다고

비엔나소시지처럼 이펙터들을 선으로 연결할 수도 없었으며,
무엇보다 그렇게 한다 해서 '베이스 기타'의 소리가 날 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믿거나 말거나, 저런 선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직업은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

요약하자면, 적어도 당시의 일렉기타랑 같이 쓰기에는 좀 에바였다.
좀 많이.
 
그래도 저기에 노브랑 뭐 버튼같이 생긴 거랑 많이 있잖아요?
저걸로 사각파 잘 조각해서 사용해 보세요ㅎㅎ
... 라기에는 두 번째 문제가 있었다.
 
좋아, 그래도 저 따구로(?) 시장에 냈다는 건, 뭔가 방법이 있다는 뜻이겠지.
매뉴얼을 참고해 볼까?

비상 상황에는 이 벽을 제동시켜서 탈출하세요

당시 일본이 전자제품을 꽤 잘 만들긴 했어도,
일본 기술자들의 악명 높은 Broken English는 이미 미국에서도 유명했다.
그리고 롤랜드는 일본 기업이다.
 
매뉴얼도 초급/중급/고급 세 파트로 90 페이지나 되는데,
누가 어색한 문법과 단어를 끼워 맞추면서 90페이지를 일일이 보고 앉아있을까?
요즘 나오는 복잡한 Serum 매뉴얼도 저렇게 길진 않다.
 
아무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TB-303은 싼 값에 시장에 풀렸고,
그렇게 열악한 성능과 우스운 매뉴얼로 놀림받다가 이내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히고 말았다.
... 적어도 5년간은 말이다.
 
사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 기기의 본래 목적은 Set it and Forget it,
즉 "한번 설정하고 내버려두기"였다.
그러나 당시의 시카고 아티스트들은 그 누구도 그렇게 사용하지 않았다.
 
이게 베이스 소리라고?

어림도 없지 ㅋㅋ
(당연히 매뉴얼에서 노브를 설정하는 법을 알려주기는 하는데, 그걸 내버려두라는 말이 없긴 하다.)
(아 ㅋㅋ 소리가 저따군데 어떻게 그냥 냅두겠냐고 ㅋㅋ)
 
노브를 설정해 두고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가 되는 와중에 노브들을 막 돌려댔던 것이다.
그 결과, 굉장히 미래틱하고 산성이 대리석과 만나서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이미지가
연상될법한 소리가 만들어졌는데, 이를 영어에서는 "Squelchy"라고 표현한다.
네이버 사전을 인용하자면 : (물기 있는 것이 달라붙듯이) 쩌억 쩍 소리가 나다[질벅거리다]
 
그냥 이 글에서는 Squelchy 하다고 표현하겠다.
 뭐 '질벅하다'라고 표현해서 어떤 느낌인지 이해할 수 있는 분 계신가요?

 

- Acid Tracks -

우리가 TB-303을 살펴보는 동안 DJ Pierre와 그 친구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바로 중고나라에서 200$ 주고 TB-303을 하나 더 준비했다.
평균 매수 단가 : 120 [$/개]
 
그들은 곧장 친구네 집으로 달려가서 (본인 피셜 한두 시간 만에) 꽤 그럴싸한 곡을 만들었는데,
이름하여 "In Your Mind" 되시겠다.
(여기에 왜 discogs나 어떤 링크가 안 걸려있는지는 곧 알게 되실 것이다.)
 
아무튼 곡을 만들었으면, 누군가한테 들어보고 평가해 달라고 해야겠지?
그들은 자신감 넘치게도 당시 시카고의 인기 DJ에게 틀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들은 Muzic box 앞에서 2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자신들이 만든 10여분짜리 곡을 론 하디에게 들려준다.
 
다행히, 론 하디는 클럽에서 틀어보겠다고 약속했고, 정말로 그 약속을 지켰다.
처음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은,
(약기운이 슬슬 올라왔는지, 거듭된 츄라이에 질렸던 건지) 론 하디가 곡을 여러 번 재생한 후에는
매우 매우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젊은 아티스트들과,
기존과는 이질적이었던 음악을 듣고도 끝까지 들어줬던 연륜 있는 DJ.
그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이 세상을 뒤흔들기까지 대략 2년 정도 남은 시점인 1985년의 일이었다.
 

- 장르의 명칭과 '최초' 논란 -

그렇다면, 이제는 전설적인 이름이 되어버린 'Acid'는 어디서 유래된 것일까?
사실, 이미 1960년대 사이키델릭 록(Psychdelic Rock)이라는 장르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에서도 '애시드 록(Acid rock)'이라는 장르가 따로 있었다.
이게 어떤 음악이었냐면...

Strawberry Alarm Clock: Rainy Day Mushroom Pillow (1967)

대충 이런... 그 나긋나긋해지면서 한편으로는 기분이 좀 거슬리는 불협화음...
아무튼 뭔가 맨 정신보다는 몽롱해지는, 그런 음악 종류들이었다.
이쯤 되면 감이 오셨으련지?
 
여기서 말하는 애시드는 환각제를 의미하며, 당시에는 LSD 등의 환각제를 Acid
그리고 여기에 취해서 현실의 모든 것들이 환각-환청-환상으로 전환되는 것을 '트립(trip)'이라 묘사했다.
 
그리고 당시 시카고는 디스코 씬을 거치면서 약쟁이들이 온갖 약들을 풀어놓고 있던 시기였고,
따라서 사람들은 애시드 하우스 특유의 베이스 라인에 '애시드'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애초에 피에르 본인이 Acid rock의 Acid가 연상된다 하였다.

대충 약에 취하면 이상한거 본다는 의미라는 것 같다. 난 약 안해봐서 몰라요

따라서 피에르와 친구들은 자신들의 첫 곡인 In Your Mind에 "Acid Track"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얼마 후인 1987년에 이 이름으로 위에서 살펴본 음반이 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별 쓰잘데기도 없는 논란(?)이 존재하는데,
역시나 과몰입충들의 '에이 이게 최초의 애시드인데요?'라는 최초 논쟁이다.
 
본래는 별 관심도 주지 않겠지만,
그래도 시간 들여 조사한 내용이 있으니 이어질 내용에 앞서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
 

1. Sleezy D - I've Lost Control (1986)

 
1986년에 나온 트랙이다.
사람들이 피에르의 음악을 "Ron Hardy's Acid Track"이라고 부르며 좋아했던 건 1985년이었다.
 
다음.
 

2. Charanjit Singh - Synthesizing: Ten Ragas to a Disco Beat (1982)

 
이건 최초로 TB-303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앨범인데,
발리우드의 본고장인 인도에서 1982년도에 발매된 앨범이다.
그러나 이 앨범은 발매 당시에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서, TB-303처럼 오랫동안 잊혀있었다.
 
나중에 애시드 열풍이 훅 불고 나서야 소위 '고고학자'들이 장르의 최초를 찾아 나섰고,
그렇게 찾고 찾고 찾다가 2000년대 초반에 발굴된 것이 바로 이 앨범이었다.
 
하지만 정작 작곡가 본인은 'Acid가 어떤 소리를 지칭하는 것인지'조차 몰랐으며,
그저 자신이 한 것은 인도의 전통 음악을 신시사이저 + 디스코화 시킨 것이라는 인터뷰를 남겼다.
 
따라서 이 앨범은 후에 Acid로 분류되긴 하였으나,
그냥 TB-303을 이용한 최초의 시도 정도로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3. Hi-NRG

 
『The True Story of Acid House: Britain's Last Youth Culture Revolution』이라는,
대충 애시드 하우스의 역사(영국 중심으로)에 대한 책이 있다.
여기에 이런 내용이 있다.
 
"... 음반 판매점이던 Spipn INN은 Hi-NRG 레코드를 멘체스터의 게이 클럽에 팔고 있었는데,
사실 Hi-NRG라 불리던 대부분의 음악들은 초기 Acid House라 할 수 있었다...."
 
오피셜보다 추앙받는 위키-피셜에 의하면, 초기에는 일단 왜곡된 베이스 라인이 들어가 있으면
거의 무지성으로 Hi-NRG라고 부르던 때가 있긴 했었다.
 
하지만 이건 전자 음악을 테크노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미스라벨링(mislabeling)이었거나,
당시에 이런 느낌의 곡을 지칭할만한 단어가 마땅히 없었거나, 둘 중 하나의 이유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애당초 영국에는 1987년이 되어서야 애시드 열풍이 불었다)
 
무엇보다 애시드 하우스의 소리는 레조넌스와 컷오프를 실시간으로 바꿔댄 결과로 탄생한 소리지,
그저 왜곡(distorted)되거나 오버클립핑된 베이스 라인과는 차이가 있다.

별건 아니고 짤이 너무 없어서 넣어봤으여

- 영향 -

사실 애시드 하우스 자체는 시카고에서 폭발적이진 못했다.
당시에는 너무 문란한 서브컬처계 클럽이나 마약이 유통되는 것으로 의심 가는 클럽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심해져,
애시드 하우스의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앨범 판매량이 그리 좋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이 장르는 정말 뜬금없게도 영국으로 건너가서 엄청난 히트를 쳐버리고 만다.
특히, "Acid House Party"라는, EDM 장르들 중 처음으로 특정 장르의 이름이 박힌 파티를 열 정도로 초대박을 쳐버린다.
(당시의 수많은 불법 레이브와 달리, 이건 합법적인 2만 명 규모의 파티였다)
 
당연히 이렇게 히트를 친 이후에는, 온갖 애시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많고 많은 애시드들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애시드 테크노를 다루어보자.


[ 애시드 테크노 / Acid Techno ]

<a.k.a>
Acid
 
<Period>
1980년대 후반~
 
애시드 테크노(Acid Techno)는 테크노에 애시드가 추가된 형태이다.
특징이라면, 테크노에 애시드 소리가 추가된 형태라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테크노는 디트로이트의 미니멀라이즈 한 테크노가 아니라,
영국/유럽을 거치면서 점점 왜곡(말 그대로 Distorted 된 악기들)되고 강력해지고 폭력적으로 변모한 테크노이다.
이걸 좀 더 숙성(?)시키면 우리가 잘 아는 하드코어 테크노(Hardcore Techno)가 되겠지.
 
우선, 그 소리는 대충 이렇다.

Rebel Yelle - Glass Ball (1994)

본래는 같은 스쾃 시스템(Squat system, 대충 아티스트 집단이라 생각하자)이었던
D.A.V.E The Drummer와 Geezer 등은 테크노 아티스트이자 DJ였다.
 
그들은 "Stay Up Forever" 레이블을 세운 Liberator DJs의 지원과 함께 테크노를 계속 만들고는 있었는데,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나 보다.
그러면 뭘 하면 된다?
 
요즘 유행하는 게 뭐가 있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국에서 TB-303을 구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으므로,
그들은 적당한 장비(Dx Synth)를 갖추고 뭔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계속 TB-303 얘기만 나왔지만, 당연히 '굳이' TB-303을 쓸 필요는 없었다.
특정 주파수에 레조넌스(Resonance)를 걸고 컷오프 프리퀀시(Cutoff Frequency)를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는 노브만 있다면, 어떤 악기로든 애시드를 만들 수 있었다.
이런 것까지 따지고 살면 인생 오래 못살지 않을까?
 
아무튼 그 결과, 테크노에 애시드가 추가된 애시드 테크노가 등장하게 되었다.
 

- 명칭의 유래와 영향 -

사실 애시드 테크노라는 이름이나 장르의 특징은 1997년의 컴필레이션,
"It's Not Intelligent... And It's Not From Detroit... But It's Fxxkin' Alvin It"에서 확립되었다.
이 컴필레이션의 서브 타이틀이 "The Sound of London's Acid Techno Underground"였고,
여기서 장르의 이름이 유래되었다.
(제목이나 부제목이나 이름 한번 참 뭣같이 길다)
 
그리고 이 장르가 발전하던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은 EDM 역사의 황금기,
다시 말하자면 자고 일어나니 새로운 장르가 나오던 시기였다.
당연히 애시드 테크노가 영향을 준 장르도 많고, 그로부터 다시 영향을 받은 장르도 많다.
 
하나의 예시를 들자면 애시드코어(Acidcore)가 있다.

Rave A Graphixx - S.A.W. 2 (1992)

애시드코어는 초기 하드코어 테크노, 개버(gabber)의 등장 이후
주로 애시드 테크노를 다루던 레이블들이 개척하던 장르였다.
 
장르 이름만 봐도 하드코어에 애시드를 얹은 형태겠구나,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하드코어 테크노의 특징인 빠른 템포와 강력하게 왜곡된 소리를 물려받았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다.
물론 애시드 소리도 있을 것이고.


영국을 교두보로 유럽 대륙에 퍼진 애시드 열풍 덕분에 온갖 애시드들이 탄생했다.
그냥 당시에 존재했던 모든 장르의 앞뒤에 Acid라는 단어만 붙이면 되었다.
음악적으로 표현하자면, 그냥 TB-303 같은 장비를 구해서 '애시드스러운' 베이스라인을 추가하면 되었다.
 
애시드 테크노? 애시드 트랜스? 애시드 디스코? 애시드 다운템포? 애시드 앰비언트?
애시드 칠? 애시드 덥? 애시드 코어?
그냥 다 있었다.
너무 많다 보니, 그냥 통틀어 Acid라고 묶어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들의 경우, 애시드 라인 자체에 디스토션을 걸어버리기도 하였다.
80년대 중후반 이후로 탄생한 장르들로, 이들은 각기 다른 이름을 갖긴 하지만
역시나 통틀어 Hard Acid 계열이라고 부를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애시드 관련 장르들을 글 하나로 다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장르가 나타나고 사라지던 시대에 누가 그걸 일일이 분류하고 정리할 수 있었을까?
그냥 그 당시에는 모든 게 테크노였고, 애시드였고, 레이브였고 그랬다.
 
당연히 모든 장르들의 경계가 불분명했고, 누구는 애시드의 영향을 받았고 누구는 아니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애시드의 가장 위대한 유산이라면...

바로 커여운 스마일리 이모지(Smilely Emoji)가 있겠다.

얏호!

카와이한 이모지 겟★또☆DA★ZE@@!!

 

 
이렇게 보니 카와이하지만은 않네요.
 
애시드는 전자 음악이 존재한다면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음악이 되었든 마약이 되었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여보자면.

일부 아티스트들이나 뭐 한다는 인간들이 옛날에는 가스 마시고 마약 하더니

그거 못하게 막으니까 하다못해 컴퓨터 청소 스프레이 가스 쳐마시면서

"영감이 필요해써요" 이러던데,

애시드는 그런 거 없이 만들어진 장르니까 핑계 대지 마십쇼.


참고했던 자료들)
Acid Tracks (wiki)
Acid house (wiki)
[번역] Ishkur의 EDM 가이드 - Acid House (애시드 하우스)
[EDM] #06. 애시드 하우스 / Acid House (1987)
The Story Of Acid House: As Told By DJ Pierre
Acid Techno (RYM)

Acid Techno Guide: History, Artists & Classics
London Acid Techno
Acidcore (R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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