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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음악의 세계/[음악] 냉혹한 EDM의 역사

[EDM] #03. Moog와 유로 디스코 (Euro D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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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디스코의 입지가 Disco Demolition Night로 인해 위태로워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뭐, 결론만 놓고 보자면 이름만 바꿔서 여전히 잘 나갔지만.
일단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마저 하겠다.
 
사실 미국과는 무관하게, 유럽에서는 디스코가 굉장히 잘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유럽의 디스코 씬이 발전하는 데 있어서,
무그(Moog) 신디사이저와 이탈리아의 거장 지오르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를 빼놓을 순 없다.


[ 무그 / Moog ]

<a.k.a>
Earlier Synth, Moog Music
 
<Period>
1960년대 중반 
 

- 무그 모듈러 -

무그(Moog)는 신디사이저 이름으로, 아마 최초로 민수용 목적으로 개발된 감산합성방식의 신디사이저였다.
 
과거, 실험 음악(Experimental Music)은 열정적인 기술자들이 독자적인 회로를 만들어서
그걸로 무언가를 시도하던 분야였다.
아마 첫 번째 글에서 살펴봤던 실험 음악이니 구상 음악이 음악 같지 않았던 이유가 이 때문일 수도 있겠다.
음악과 관련 없는 공돌이들이 회로 좀 만진다고 어디까지 하겠음?
 
아, 근데 여기에 나름 한 사람이 있었다.

로버트 무그

미국의 엔지니어인 로버트 무그(Robert Moog)는 R.A.Moog Co.의 창립자이자
Moog Modular의 개발자이자 Moog Music을 존재할 수 있게 한 장본인이다.
보통 전부 줄여서 Moog라고 부를 텐데, 그냥 대충 맥락보고 알잘딱하게 이해해 보자.
 
그는 고등학생 시절 때부터 독자적으로 테레민(Theremin) 키트를 만들어서 팔 정도로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1963년의 어느 날, 뉴욕에서 Herb Deutsch가 테레민, 믹스 테이프, 단음기(single pitched osc)로
무언가를 시도하면서 소리를 잘라 붙이는 것을 보게 된다.
둘은 보다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악기'가 필요함을 인지하고,
궁극적으로는 '휴대용 스튜디오(portable studio)'를 개발해 보자고 마음을 먹는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무그 모듈러(Moog Modular)이다.
무그 모듈러는 OSC(오실레이터, 소리 발생기), Amplifier(증폭기), Envelope controller(엔빌로프), Filter(필터),
Noise Generator(노이즈 발생기), Ring modular(RM), Trigger(키보드 등의 연주할 무언가),
그리고 기타 믹싱에 관여된 모듈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이들을 패치 케이블(대충 인터넷 선 같은 게 양방향으로 나있는 거)로 서로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OSC는 그 유명한 Saw, Triangle, Pulse, Sine 파형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가장 친숙한 예시를 들자면 덱 빌딩 게임을 생각해 보면 될 것 같다.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 없으면 기계가 굴러가지를 않고(이 경우에는 순서도 맞춰야 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아쉽고 말 정도의 부가적인 모듈들이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음악이든 뭐든 해보려면 결국 전부 있긴 해야 했다.
 
그래서 계속 무그무그무무그그거리는데,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 한 번 보고 가시겠다.

이 친구이다.

아니 잠시만.
 
이건 나중에 보다 발전된 형태이고.
진짜 초창기의 무그를 보고 가시겠다.

1964년 발매된 무그 모듈러

저 위에 보이는 노브들의 개수를 보자(세지는 말고).
환 공포증이 있다면(실제로는 그런 게 없다고는 하지만) 사용도 못할 것처럼 생겼다.
게다가 초창기의 무그는 각각의 모든 음에 해당하는 엔빌로프 컨트롤러, 필터, 증폭기가 있었다.
 
게다가 사이즈만 보더라도, 정말 쉽지 않아 보인다.
초기 신시사이저를 보면 딱 컴퓨터의 발전 과정이 생각난다.
방 하나보다 컸던 컴퓨터도 방에 들어갈만한 사이즈로 바뀌더니, PC를 거쳐서 스마트폰으로까지 압축되었지 않은가?
대충 저 시기에는 '방에 들어갈만한 사이즈로 바뀌던' 시기라고 생각하자.
(그 뜻은, 과거에는 소리 발생기가 훨씬 크고 복잡하고 정교한 무언가였다는 뜻이다)
물론 여전히 방 만한 사이즈라는 시점에서 민수용은 아닌 것 같지만.
아ㅋㅋ 저게 어딜 봐서 민수용이냐고ㅋㅋ
 
게다가 무그 모듈러는 시간이 지나면 본래의 음정에서 자꾸 벗어나려 했고,
온도에 민감했던지라 조금만 온도가 변해도 소리가 크게 달라졌었다.
그래서였는지 무그는 실제로 초창기에 잘 안 팔렸다.
팔려봤자 장난감에 가까운 취급이었지, 악기라는 개념은 매우 옅었었다.
 

- Switched-On Bach (1968) -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Wendy Carlos라는 한 젊은 여성 아티스트가 무그의 모든 부속품들을 사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개선안을 제시한다.
무그는 그녀의 의견을 조언으로 받아들여 점점 발전된 모듈러를 내놓을 수 있었다.
 
여기서, Wendy는 아예 자신만의 스튜디오를 세워서 엄청난 계획을 세운다.
바로 바흐의 곡들을 무그로 재현해서 무그 판촉 활동을 벌이겠다는 것이었다.
무그 모듈러가 단음기(Monophonic)였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꽤나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어떻게든 성공했다.
아니, 생각을 넘어서서 엄청나게 성공적이었다.

A tribute to Wendy Carlos. Sinfonia To Cantata #29, J.S. Bach.

이를 본 작곡가들과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스튜디오는 너도나도 무그를 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 로버트 무그의 회고록에 등장하는 한 부분이다:
 
"... 하지만 (위 앨범이) 발매된 후, 이게 팬들을 강타했다. 1969년에는 모든 작곡가들이 개인 무그를 소유했었다.
리는 CBS, NBC, Elektra 등의 여러 곳에서 주문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이거랑 저거랑 주세요'가 아니라 '일단 있는 거 다 보내주세요'라고 주문했고,
Carlos가 그랬듯이 돈을 벌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여러분께 몇몇 결과물을 들려드릴 수도 있다.
몇몇은 여전히 살아있으나, 대부분은 기회주의적이고, 냉소적이고, 부적절한 음악들이었다.
대충 그룹 하나 앉혀다 놓고 스트링스랑 관악기, 보컬이랑 섞어놓고
신디사이저로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서 얹었을 뿐이다. 이게 69년도에 있었던 일이다."
 
이후로도 포터블 형태인 Mini moog등이 나오기도 했지만,
70년대 중반즈음에 다른 발전된 신디사이저가 등장하면서 무그는 60년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 Hi-NRG / 하이 에너지]

<a.k.a>
Electronic disco, Electro boogie, European disco
 
<Period>
1977~
 
하이 에너지(Hi NRG)는 에너지한테 안부를 묻는 장르가 아니다.
디스코는 디스코인데, 종전의 디스코와는 많이 달랐던, 미국에서 시작된 독특한 디스코이다.
이 장르는 무그 모듈러가 곡의 일부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당시대의 다른 장르들과는 달리, 
신디사이저가 곡의 전면에 등장하는, 거의 순도 80%의 '전자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때문에 Electro Disco라는 이름이 붙었다.)
 
왜 순도가 80%냐고 물으신다면??
여전히 드럼은 사람이 직접 연주했기 때문이다.
아ㅋㅋ 신디사이저고 시퀀서고 베이스라인이고 뭐고 간에 일단 드럼부터 가져오라구ㅋㅋ

열심히 드럼을 치는 드러머의 상상도.gif

그렇게 드러머는 여전히 1xx bpm에 맞춰서 열심히 연주하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위에서 잠시 언급한 바를 보자.
무그를 악기로 사용하기에는 꽤 치명적인 하자가 몇몇 보인다.
원래 음에서 벗어난다던가, 단음기라던가.
그걸 어떻게 일부분만 쬐끔 내보내는 게 아니라, 아예 전면으로 내세울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그건 바로...

- 지오르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 -

"파르나스주의(Parnassianism)"에서는,
엄격한 규칙과 표준과 제한 아래에서 예술가들의 원초적인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보았다.
(대충 이상한 예술 사상들의 절반 가량이 등장하는 프랑스에서 나온 소리 같다면 맞다)
그리고 어쩌면 이 사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지오르지오 모로더가 아닐까 한다.
그는 향후 수 십 년간 음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용단을 내린다.

"흠... 근데 이거 한 번에 한 음씩밖에 연주가 안되는데, 코드 진행은 어떻게 표현하죠??"

"?? 그거 그냥 하나씩 연주하면 되잖아"

???
전자 음악에서 아르페지오가 처음으로 사용되는 순간이었다.

"흠... 이거 연주 좀 하다 보면 자꾸 튠(tune)이 나가는데 어케하죠??
지금이라도 모듈러 몇 대 더 구매할까요?"

"?? 그거 그냥 조금씩 녹음해서 이어 붙이면 되잖아?"
 
???
생각해 보니 그러네
 
실제로 I Feel Love를 들어보면, 8 마디의 베이스 라인이 전 곡에 걸쳐서 재탕된다.

Donna Summer - I Feel Love (12" ver)

자, 이제 기존의 문제점들이 모두 해결(?)되었다.
 
그러면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렇다. 기회주의자들의 양산품 복제 시간이다.
 
거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모로더의 스타일을 차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디스코 씬은 모로더 베이스 라인과 모로더 아르페지오가 깔린 음악들로 넘쳐나게 된다.
(좋게 말하자면 모로더 스타일의 베이스라인과 아르페지오가 이 장르의 특징이다. 너무 과해서 문제였지)
따라서 이 장르는 스트링스/브라스 등이 가미된 근본 있고 상업적인 디스코와 구별하기 위해
"일렉트로 부기(Electro Boogie)"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런데 Hi-NRG라는 이름은 어디서 나왔냐구여?
최초의 하이 에너지 곡으로 여겨지는 Donna Summer - I Feel Love (1977)가 대히트를 친 이후,
"이 곡이 성공한 비결이 뭘까요?"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도나 서머가 "Hi energy 바이브를 갖고 있으니까여"라고 대답한 것에서 기인한다.
도나 서머의 답변처럼, 하이 에너지는 중독적인 베이스라인(디기디깅디기디깅)과 마치 한밤중을 질주하는듯한 신스,
그리고 원래의 디스코(100BPM)보다 빨라진 130~140BPM의 속도가 특징이다.
 

- 보컬 -

하이 에너지를 소개하면서 보컬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일반적인 디스코가 프린스, 마돈나와 같이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사랑받은 보컬리스트들을 배출한데 반해,
하이 에너지에서는 유독 "드랙 퀸(Drag Queen)"이라 부르는,
소위 여성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여성처럼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이유는 나도 몰?¿루

이건 뭘까? 드랙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중이다.

이 때문인지, 이 장르는 (역시나) 언더그라운드 게이 서브컬처계에서 매우 인기를 탔다.
그렇다고 아예 양지로 못 나오거나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1980년대 후반까지 하이 에너지는 이탈로 디스코, 신스팝 등과 함께 유럽의 클럽 음악을 리드하며,
특히 Stock, Aitken & Waterman(귀찮으니 이하 SAW)과 같은 그룹이
이 분야의 곡들을 양산해 내면서 장르의 인기를 주도했다.
 
이 장르는 바로 아래에 이어질 여러 유로 디스코 장르들을 비롯하여 많은 장르에 영향을 준다.
게다가 이후에 발전된 신디사이저가 많이 나왔음에도 한동안 모로더의 스타일이 이어졌음은,
당시 그의 선구적인 아이디어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신기한 점이라면 하이 에너지는 디스코의 몰락에서도 버텨냈다는 점인데,
아마 이 당시에 디스코보다 빠르고, 디스코 같지만 뭔가 다르고,
무엇보다 '백인임 / 게이 아님'으로부터 유래된 음악이라 살아남지 않았나 싶다.
(대충 디스코보다 빠르고 디스코 같지만 뭔가 다르면 하이 에너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뭐 게이들이 좋아하는 건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파고들자면 멀쩡한 장르가 어딨겠어?
 
마지막으로.

Dead Or Alive - You Spin Me Round (Like a Record)

이 곡도 하이 에너지 곡이다.
(시기상으로는 신스팝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여러 특징이 하이에너지와 더 맞는 것 같다)
 
이 글을 읽어보셨다면, 베이스 라인을 잘 들어보라.


[ Space Disco / 스페이스 디스코]

<a.k.a>
Cosmic disco, Cosmic house
 
<Period>
1977~
 
스페이스 디스코(Space Disco)는 하이 에너지의 색다른 시도이다.
RYM Ultimate Box Set에 의하면 『스타워즈』미지와의 조우를 비롯한 공상 과학 영화들이 개봉되고,
디스코 클럽에서 조명 효과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미래적이고 기계적이고 몽환적이고
아무튼 그냥 이 장르를 관통하는 그런 분위기가 인기를 얻었다고 설명한다.
 
스페이스 디스코는 하이 에너지보다 조금 더 '일렉트로닉'한 장르로,
미래적인 효과음들이나 넓은 공간감을 갖는 효과음들이 자주 사용되었다.
그리고 음악적 특징보다 더 중요한 특징으로, 우리의 뇌리에 깊게 각인시킬 수 있을 만한 분장이 있겠다.

Space - magic fly

물론 MV 컨셉이 아니라, 라이브에서도 저러고 했다.
 
이 장르의 특징이라면...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공간감으로 정말 "코스믹(Cosmic)"한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만약 복장과 효과음 같은 요소로 충분히 우주적이지 못하다면
감히 아날로그적인 악기를 추가하는 것이 불경스러울 정도로 느껴지는 장르이다.
사실 디스코의 4-on-the-floor 비트를 제외하면 도대체 뭐가 디스코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분장이 지구의 것이어서는 안된다.

Rockets - Space Rock (1977)

음... 일단 지구에서 입을 복장은 아닌 것 같다.


[ Spacesynth / 스페이스신스]

<a.k.a>
Space synth
 
<Period>
1970년대 후반~
 
스페이스신스(Spacesynth)는 스페이스 디스코에서 파생되었으나, 조금은 다른 소리를 갖고 있는 장르이다.
결정적인 차이라면, 스페이스 디스코는 보컬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페이스 신스는 보컬이 빠진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에 더 가깝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주적인 소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Vanello - Get Ready For Spacesynth

많은 곡들의 경우에 옥타브를 넘나드는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며,
간혹 보코더를 입힌 보컬이 등장하기도 한다.
(물론 큰 의미는 없으니 구태여 가사를 찾아 볼 필요가 없다.)
 
그리고 Ishkur의 설명에 의하면, 이 장르는 "시대나 분위기와 타협하지 않은 독특한 색채"를 갖고 있다.
 
스페이스 신스는 아재들의 장르를 자처하며, 80년대 초반 이후로 구성이나 스타일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즉, 옆동네에서 브레이크비트가 유행하든, 덥스텝이 유행하든, 멜로딕한 트랜스가 유행하든 트랩이 유행하든
우직히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스럽게 유지했다는 점이다.

Ishkur - The Ultimate Spacesynth Mix

(스페이스신스 믹스 _ 필자의 재생목록은 아니다)
 
간혹 스페이스 디스코나 스페이스 신스는 2000년대의 신스웨이브(Synthwave)와 혼동되고는 하는데,
신스웨이브는 2000년대 초에, 80년대의 노스텔지어를 쫓아 만들어진 장르라는 점에서 구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 Italo Disco / 이탈로 디스코]

<a.k.a>
Italo pop, Italo, rock elettronico, Electronic Rock, 롤라장 댄스 음악
 
<Period>
1980년대 초반 (아마 1983년?)
 
이탈로 디스코(Italo Disco)는 거의 최초로 모든 악기가 전자화된, 진정한 의미의 '일렉트로닉 뮤직'이다.
물론 모로더로부터 시작된 하이 에너지가 전자 음악의 시대를 활짝 열긴 했지만,
위에서도 '순도 80%'의 전자음악이라 했듯이, 최후의 약점인 '드럼'이 남아있었다.
여전히 드러머는 1xx BPM에 맞춰 드럼을 연주하고 있어야 했다.
 
쉬....불... 전자 음악이라매...
7분간 킥드럼이나 찍어내려고 드러머했나... 자괴감들어...

대충 열심히 드럼을 쳤다는 뜻.gif

아ㅋㅋ 신디사이저고 시퀀서고 베이스라인이고 뭐고 간에 일단 드럼부터 가져오라구ㅋㅋ
 

어이.

Linn LM-1 Drummachine

가져왔다구.

 
기존의 드럼머신들은 기본 파형들을 비틀고 조각해서 드럼 소리에 최대한 '가깝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TR-808처럼 이걸 드럼이라 봐줘야하는지 물음표가 따라다니는 드럼 머신들이 대부분이었다.
 
한창 그러던 와중인 1982년, 실제 드럼 사운드 샘플을 기반으로 한 Linn LM-1 드럼머신(1980)의 개선판,
LinnDrum이 출시되었다.
물론 위의 노브와 페이더, 버튼들을 보면 단순히 재생만 가능했던 기계가 아니었음도 자명하다.
(즉, 기본 샘플을 기반으로 커스텀이 가능했다는 뜻이다)
이제 드럼까지 모두 전자화되었으니, 이론상으로는 순도 100%의 일렉트로닉 뮤직도 가능해진 것이다!
 

- 초기의 이탈로 디스코 -

최초의 이탈로 디스코가 어떤 곡인지는 명확하게 특정지을 수가 없다.
여기에 기술된 바에 의하면, 1980년대 초 이탈리아의 작곡가들이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하이 에너지)에 이탈리아 팝과 록을 얹어보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만들어진 곡들은 이탈리아의 레이블 Discomagic Record을 통해 시장으로 나왔고,
사촌격인 하이 에너지나 신스팝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잘 나갔다.
그 증거로,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의 클럽 음악을 꼽으라고 하면 모두가 이탈로 디스코나 신스팝을 가져오니 말이다.

롤라장의 모습. 80년대 당시에는 '롤러'가 아니라 '롤라'였다.

초기의 이탈로 디스코는 개인들이 일회성 이름으로 일단 다수의 앨범을 찍어내고,
그 중 하나만 차트에 들기를 기도하는 리세마라와 비슷했다.
리세마라로 여러 계정이 생긴다고 해서 게임의 질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카겜 보고있냐?),
음악 시장의 입장에서는 저품질의 곡들이 시장에 쏟아져나옴을 의미하므로 별로 긍정적인 문화는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날에도 건재한 독일의 ZYX Music이라는 레이블이 이 장르에 관심을 갖고,
온갖 싸구려 프로젝트들이 시장에 나오고 한 두번 사용되고 버려지는 동안 소위 '명곡'들을 발굴해낸다.
(나중에는 위의 Discomagic Record를 인수해버린다)
ZYX에서는 이미 언더그라운드에서 히트치고 있는 이 장르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1983년에 The Best Of Italo-Disco라는 컴필레이션을 발매하면서 Italo Disco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Lee Marrow - Sayonara ( Don't Stop )

- 특징 -

비록 모든 악기들이 전자화되었다는 점에서 디트로이트 테크노처럼 기계적이고 냉혹할 것 같으나,
이탈로 디스코는 다른 장르들보다 밝고 낭랑한(이는 메이저 코드를 다수 채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분위기를 가진다.
그리고 이탈로 디스코는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음악이지만 가사는 대부분 영어로 쓰여진다.
마치 유로비트가 일본에서 주로 만들어지지만 대부분 영어 가사로 쓰여지는 것과 같은 원리랄까.
 
물론 그 뜻이 완전 무결한 영어 가사를 갖는다는 점은 아니다.
이탈로 디스코가 유럽에 비해서 미국 등에서는 그 세가 약했다는 평이 있는데,
그 이유로 퀄리티 떨어지는 MV와 어색한 영어 때문이라는 말도 있으니...

The Italo NONSTOP megamix (best songs selected)

(저 당시에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본인도 아는 곡이 여러개 들린다.)

 
이탈로 디스코는 언더그라운드 클럽 씬에서 1990년대까지 그 인기를 누렸으나,
미국에서 바다 건너 UK로, UK에서 유럽으로 전파된 애시드(Acid)가 등장하게 된다.
이에 이탈로 디스코는 한 두차례 변신을 꾀해야만 했다.
이건 좀 나중 얘기고.
 
이탈로 디스코는 많은 장르들에게 영향을 주었기에 여기서 그들을 전부 열거하는기도 힘들 것 같다.
하지만 그들 중 단연 최고를 뽑으라면, 유로비트가 있겠다.
이것도 좀 더 나중 얘기고.
 
전자 음악의 최종 멜팅팟(Meltingpot),
브레이크비트 하드코어(Breakbeat Hardcore)를 논하기에는 살펴볼 장르가 너무나도 많다.


참고 및 이미지 출처들)
[번역] Ishkur의 EDM 가이드 - Moog (무그 음악)
[번역] Ishkur의 EDM 가이드 - Italo Disco (이탈로 디스코)
RYM Ultimate Box Set > Space Disco
[EDM] #08. 하이 에너지 / Hi-NRG (Late 1970s~90s)
Space Disco
[번역] Ishkur의 EDM 가이드 - Hi NRG (하이 에너지)
Scene and Heard : Italo-disco
The complete story of Italo disco
롤러장
 
각 부분에 해당하는 위키는 거의 다 참고했으므로 굳이 링크를 걸지는 않았다.
 
> Moog, Hi NRG, Space disco, Spacesynth, Italod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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