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냉혹한 음악의 세계/[번역] Ishkur's Guide to EDM

[번역] Ishkur의 EDM 가이드 - Dub (덥)

728x90

원본) http://music.ishkur.com/#

 

- 본 글에서의 '필자'는 원글 작성자를 의미함

- 원활한 전달을 위해, 일부 불필요한 내용 제거 및 의역 포함되었음 (번역체 -> 자연스러움 목적)


Also

 Reggae Dub, Ambient Dub

Scene / Period

 Downtempo, 1960년대 후반


 덥 음악(Dub Music)은 장르이자 음악 제작에서의 한계점이다.

 

 덥 음악은 제작자가 오픈식 릴 테이프에서 하나의 트랙에 또 다른 트랙을 재녹음하는 "오버더빙(Overdubbing)" 기법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뭔지 모르겠으면 할아버지께 여쭤보아라)

 

 이 기법은 같은 테이프를 수 백번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데모나 리허설에서 돈을 아끼기 위해 자주 사용되었다. 결과물은 결코 완벽하지 않았고, 이전 녹음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 효과가 이후 녹음하는 녹음본에 흘러들어 가 고스팅 효과음을 만들어냈다 - 제작자들은 이걸 버그가 아니라 특징 정도로 여기게 되었다.

 

 더빙은 어떤 오디오 트랙 위에 무언가를 녹음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마치 영화에서의 ADR, 혹은 다른 애니메이션에 다른 언어로 더빙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본래는 단지 돈이 없어서 다른 테이프를 살 수 없었던 가난한 레게 음악가들로부터 유래하였다.

 

 덥 음악의 공식적인 시작에 관해서, 흥미로운 뒷 이야기가 있다. 아마, 이런 장르가 있다는 점을 알고나 있는 사람에게나 흥미롭겠지만.

 모든 것은 1968년, The Paragon - On The Beach의 더빙판을 만들어내던 중에 보컬이 빠진 채로 덥 플레이트가 찍히면서 시작되었다. 

Dub Plate를 자르는 기계의 모습. 덥 플레이트는 값싼 일회용 아세트 디스크로, 대략 50번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주로 데모, 화이트 라벨, 미공개 버전, 대체 마스터용, 실제 상품을 찍어내기 전의 실험용 등으로 사용하였다.

 전설에 따르면, 사운드 시스템의 운영자(루돌프 "루디" 레드우드, Rudolph "Ruddy" Redwood)가 잘못 찍힌 이 버전을, 전설적인 자메이카의 토스팅 파티(toasting party)에서 플레이하자 청중들이 함께 따라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 전통 음악(?)을 알고 있다는 시점에서, 반응이 매우 뜨거웠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현상은 자메이카의 유명한 라벨 Treasure Isle에서 제작자로 일하던 버니 리(Bunny Lee)의 주목을 끌었다. 핫한 트렌드를 느낀 그는 스튜디오의 사운드 엔지니어, 오스본 루독(Osbourne Ruddock)에게 더 많은 레게, 록스테디, 스카 트랙들의 인스트루멘탈을 만들어보라고 제안했다.

 이미 스튜디오의 기술에 능숙했던 덕분에, 루독은 에코, 딜레이, 페이즈 이펙트의 임팩트가 최대치로 발휘될 수 있도록 직접 믹싱 보드를 디자인했고, 이를 자신의 사운드 시스템 공연에서 선보였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레코딩 스튜디오들에서 그닥 잠재성을 평가받지 못했는데, 당시에는 그런 '트릭'을 진정한 창의성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녹음 과정은 언제나 가수와 연주자에 집중이 맞춰져 있었지, 제작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실수로 잘못 찍어낸 버전이 예상치 못한 성공을 하면서, 루독은 인스트루멘탈에 온갖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그는 실망하지 않았고, 덥 버전의 싱글을 능력 있는 자메이칸 사운드 시스템들을 위해 찍어냈고, 그 결과 많은 새로운 싱글들이 B-side에 그의 싱글을 수록하고자 하였다.

 결국에는, 루독의 독특한 리믹스는 그가 자신의 스튜디오를 설립할 정도로 수요가 생겼다. 그곳에서 그는 낡은 장비와 신상 장비들을 사용해서 (사실상 그 자체로 전자 악기인) 그만의 믹싱 콘솔을 만들었고, 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정밀한 제어로 트랙을 손보았다. 다른 저명한 자메이카 제작자들도 그의 작업 방식을 배우기 시작했고, 루독은 그들에게 길을 제시해 주었다 - 이는 레게의 인스트루멘탈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는 자메이카의 음악 역사나 전자 음악의 역사에 국한되지 않고, 음악 자체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프로듀서가 되었다.

 

 오스본 루독이 그의 본명이긴 하나, 우리 모두 그를 King Tubby라 불러도 된다.

킹 터비가 그의 이동식 사운드 시스템이자 레코드 라벨이자 집이자 아이스크림 밴 옆에 서있다.

 덥 음악이 더 일찍이, 혹은 다른 지역에서 먼저 시작되었을까? 아마 그럴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두드러지게 드럼과 베이스 '리딤(riddim)'을 끌어내는 에코와 딜레이 이펙트는, 청자의 깊은 무의식에서 일시적인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며, 여러분이 마치 댄스홀을 넘어 심우주로 울려 퍼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물론 마약의 영향도 크겠지만.

 

 우연히도 간자(ganja, 마리화나=대마초)의 효과가 이와 매우 유사해서, 둘 사이에는 끈끈한 유대가 있었다. 필자가 덥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 반드시 대마초를 펴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NRG를 들을 때 암페타민(=히로뽕)이, 덥스텝을 들을 때 말 진정제(horse tranquilizer, 자일라진 = 진정제)를 갖고 있을 때만큼 도움이 될 것이란 뜻이다.

 

 전통적인 음악 매체들이 자메이카에서 일어나고 있던 현상에 관심을 ㅈ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덥 음악은 그 작은 섬에서 70년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영국의 펑크와 뉴 웨이브 락커들이 레게와 스카의 미학을 그들의 음악에 끌어들이기 시작하면서(진짜, 갑자기 왜그랬을까), 갑작스럽게 '덥 버전'이 음반 가게에 난무하기 시작했다. 백인들은 다른 백인이 먼저 좋아하기 전에는 무언가를 먼저 좋아하기 힘든가 보다.

 

 이 시점까지 King Tubby는 음악 제작에서는 물러났으나, 두 개의 섬나라에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그의 전철을 뒤따르고 있었다 : Lee 'Scratch' Perry, Sly & Robbie, Prince Jammy, Mikey Dread, Mad Professor, Jah Alchemist, Doctor Petty Bobbie, Rude Examiner, Duke Tutor, Errol The Irie Instructor, Lenny 'Dub' Lecturer, Terrance Teacher, Dubplate Assistant, Sammy Souljia Sensei, 그리고 Scientist 등등.

 

 80년대 후반에 샘플링 기술이 발전하면서, 덥 음악은 기존의 오픈식 릴 테이프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 본래는 재녹음에 재녹음을 거듭해야 했던 지루한 과정의 덥 기법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될 정도로 간소화되었다. 새로운 하위 장르들은 몽롱하고 마치 동굴 같은 효과들을 도입해서 약에 취해 나가떨어진 레이버들로 가득한  칠-아웃 룸과 같은 느낌을 만들었다 - 실제로도 그랬고.

 머지않아 하우스, 테크노, 싸이트랜스, IDM, DnB, UK 개러지 등의 많은 씬들에서 덥 버전의 하위 장르들이 생겨났다. 일관성을 위해, 대부분은 자메이카 음악의 전통을 지키는 선에서 만들어졌으며, 90년대의 엠비언트 덥이라는 하위 장르가 좋은 예시로 꼽힌다. 만약 여러분이 덥이 다른 음악 장르들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몇몇 샘플들을 들어보고 싶다면, 찾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몇몇 제작자들은 잔향 효과를 실용성의 한계를 뛰어넘어서까지 추가하고, 다른 사람들은 King Tubby가 그랬듯이 간단한 방식을 유지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덥은 전자 음악의 블루스와도 같다 : 가난한 흑인들이 개척하였고, 백인들이 차용해서 더 성공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냈지만, 여전히 오늘날까지 그 근본이 유지되는 그런 점 말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리스펙을 표하자.


[장르의 계보] << 클릭하면 이동

 

+ 영화에서 ADR (automated dialogue replacement) : 

 영화 촬영 후, 보다 통제된 환경에서 녹음된 깔끔한 사운드를 입히는 기법.

 

+ 본문에서 등장하는 Reverb, Echo, Delay는 모두 공간계 음향 효과로, 잔향이나 메아리 효과를 의미한다.

추가로 사운드 시스템(Sound System)을 비롯한 덥과 관련된 여러 정보(?)들은 아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EDM] #20. 덥 음악 / Dub Music (1960s~)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