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냉혹한 음악의 세계/[LEGACY] EDM 장르

[EDM] #30. 브레이크 비트와 아멘 브레이크 / Breakbeat & Amen break (1960~)

728x90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들은 곡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여러 의견이 나올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아무래도 성경이 많이 팔렸을 것 같다고 유추는 하겠지만 정확한 답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샘플링 된 곡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 엄밀하게 따지자면 EDM은 아니긴 한데, 이미 이 카테고리가 그런 사소한(?)것에 신경쓸 때는 지난 듯 하다.


[ Breakbeat와 힙합 ]

당연하지만, 모든 음악이 4/4박자에 딱딱 맞는 Four on the Floor 그루브를 가질 필요는 없다.

다행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양성이 인정되는 세상이며(생각해보니 윗동네는 아닌듯;;),

사람들은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하여왔다.

 

투 스텝 개러지에서도 (쓸 내용이 없어서) 언급했듯이,

EDM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드럼 패턴 세 가지를 정리하자면

Four on the Floor

Break beat

Twp-step pattern

세 가지가 될 것이다.

 

본래 음악에서 브레이크(Break)란, 어떤 음악의 두 파트를 잇는 사이에 등장하는

퍼커션(타악기)의 솔로 파트를 의미한다.

그게 만약 재즈나 소울 등이 된다면 '드럼 솔로 파트'가 되겠지.

 

그런데, 이 솔로 파트가 좀 흥겨운데??

 

창직심에 쫌 불타오르는대???

 

 

1960년대 들어, 힙합 문화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할 때 즈음

DJ kool Herc라는 아재가 등장한다.

DJ Kool Herc

그는 힙합에 필요한 비트를 '드럼 브레이크를 무한반복 시켜' 연성(?)해냈다.

방법은 어려워보이지만 단순했다.

 

1. 깔끔한 드럼 브레이크가 들어가있는 곡의 LP판과 턴테이블을 각각 '2개씩' 구한다.

2. 각 LP판에, 크래용 등으로 드럼 브레이크의 시작과 끝 부분을 표시한다.

3. 턴테이블 A에서 브레이크를 재생하고, 브레이크 부분이 끝나가면 턴테이블 B에서 브레이크 부분을 재생한다.

4. 이를 무한반복하며 녹음하거나, 즉석에서 연주하거나 ㅁㄴㅇㄹ

 

그리고 이 방법이 생각보다 인기가 많았더랬다.

물론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테크닉이었겠지만, 머지 않아 1980년대,

본격적으로 "샘플러(Sampler)"라는 친구가 시장에 등장하였다.

사람들은 더 쉽고 간단하고 저렴하고 적극적으로 브레이크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 당시 힙합은 브레이크 비트 버스를 타고 상업적으로 성장하였다.

아멘 브레이크

1980년대~90년대에 이르러, 브레이크는 힙합에서 필수 요소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아예 이 드럼 브레이크가 주요 특징이 된 장르들마저 탄생하였으며,

영국에서는 훗날 아주 큰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 Amen break (아멘 브레이크) ]

 

EDM에서, 성경과도 같이 자주 (무단)인용되는 샘플이 있으니,

이름하여 "아멘 브레이크(Amen Break)" 되시겠다.

정말 자주 사용되서 아멘이 붙은건 아니고.

 

Amen, Brother (1969)

이 브레이크는 1969년, The Winstons라는 소울 밴드의 「Amen, Brother」라는

2분 33초짜리 길이의 곡에서 등장하였다.

조금 더 자세히 언급하자면, "Color Him Father"라는 싱글 앨범에 수록된 B-side 곡이었다.

(TMI_1 : 이 앨범은 1970년 R&B 부문 그래미 상을 수상하였다. 근데 소울 밴드 아니었나?)

(TMI_2 : 이 곡은 20여분만에 만들어졌으며, 드럼 파트는 5분밖에 안걸렸다는 후문도 있다.)

 

이 곡의 1분 26초 쯤에 등장하는 6~7초 가량의 드럼 솔로 파트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만 해도 2,000회 이상 사용되었으며(비공식적으로는...음...),

발매 당시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 곡에 '가장 많이 샘플링 된 곡'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주었다.

 

(Amen Break)

당연히 이 파트에만 나오는 것은 아니고, 곡 전반을 관통하는 드럼 패턴이다.

다른 곡에서 너무 많이 들어서, 원곡을 들어본 적 없어도 친숙하다...

 

그러고보니 또 흑인 밴드이다.

인종차별적인 발언은 아니지만, 흑인들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EDM이라는 분야가 이렇게까지 개척 될 수 있었을지도 의문이다.

아멘 브레이크의 분석도

물론, 아멘 브레이크만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당시에 조금 깔끔한 드럼 브레이크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상당히 많이 사용되었다.

 

힙합만큼이나 아멘 브레이크의 영향을 받은 장르가 있다고 한다면

초기의 정글(Jungle) 되시겠다.

어느 정도냐면, 아멘 브레이크의 유무만으로 초기 정글과 이후 DnB를 구분짓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이게 정확한 구분인지 아닌지는, 넷상의 각종 '협회'들에 물어보시면 될 듯 하다...)

(Isotoxal (OG))

초기 정글 곡이다. 그냥 대놓고 나온다.

(Lemon D - Toxic Rhythm)

기출 변형이다. 그냥 대놓고 변형해서 나왔다.

(Sonic Wings 3 (NeoGeo CD) - 04 Dirty City (Tokyo Stage))

기출 변형이다. 약간 신유형 같겠지만, 잘 듣다보면 어... 싶을 것이다.

 

아멘 브레이크는 그냥 여기저기 다 쓰였다.

2,000개, 아니 그 이상의 곡들을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그렇다.

특히 나중에는 기술이 발달하자, 드럼의 킥, 스네어, 탑 부분만 따로 떼어내서

스스로 비트를 창조하면서 사용하기까지 했는데, 여기서 질문.

 

"아니 그럴거면 그냥 드럼 시퀀서 쓰면 되는거 아니에요??"

 

안된다. 그 갬-성이 없잖아...

처음엔 본인도 뭔 갬성이야 라고 했는데....

듣다 보니.... 몬가....

몬가 있다...;;

 

아무튼 아멘 브레이크를 필두로 한 브레이크 비트는,

오늘날 굳이 샘플링 된 브레이크 뿐 아니라

비슷한 느낌으로 만든 온갖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장르 전반을 일컫게 되었다.

대충 넣을 사진이 없다는 뜻;;

누군가는 브레이크 비트의 드럼 패턴이 기존 레이브 씬에서 사용되던 Four to the floor 그루브와 너무 상이했기에,

게다가 힙합 등 브레이크 비트의 영향을 받은 장르들이 크게 성장했기에

브레이크 비트가 레이브 씬의 "종말"을 야기할 것이라 예상하기도 하였다.

 

물론 어림도 없었던 개소...아니, 쓸데없는 기우였다.

 

듣기 좋다고?

 

그럼 나도 쓰면 되지 ㅋㅋ


[ 로열티 문제 ]

 

그렇다면, 저렇게 많이 샘플링 되었다면 원곡자는 돈 엄청 벌었을까?

 

안타까운 사실은, 정작 이 드럼 파트를 연주한 사람들은 당시에 마구잡이로 등장한 샘플팩에

자신의 드럼 브레이크가 무단으로 사용되는지도 몰랐던 경우가 많았다.

특히, 오늘날의 아멘 브레이크가 있을 수 있도록, 그 전설적인 파트를 직접 연주했던 드러머

Gregory Coleman은 자신의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로열티를 받지 못했고,

끝끝내 자신의 브레이크가 이후 일렉트로닉 음악에 미칠 영향을 모른 채 집도 없이 가난하게 죽었다.

 

하여간 저작권 윤리 의식을 지킵시다.

사실 내가 뭐라 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리되었든 저리되었든.

아멘 브레이크는 확실히 힙합과 EDM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로 인해 파생된 장르도 상당히 많다.

EBM이라던지, Nu-beat라던지.

 

아멘 브레이크는 오늘날에도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아마 수십 년 후에도(인류가 존재한다면) "노스탤지어"의 느낌으로라도 남아있을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브레이크 비트(90%는 아멘 브레이크)는 오늘도, 내일도, 내년도, 다음 세기도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먼저 갈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