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대충 30년 전 쯤에
"브레이크 비트 하드코어(Breakbeat Hardcore)" 라는 장르가 있었다.
이 장르는 후에 "정글(Jungle)" 등의 여러 장르로 쪼개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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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옜날, 대충 4~50년 전 쯤에
"디스코 폭파의 밤(Disco Demolition Night)"라는 사건이 있었다.
이후 디스코를 대체할 장르로 "개러지(NY Garage)" 등이 등장하게 되는데...
<< To be Continued...
[장르의 등장]
옛날 옛적, 뉴욕 개러지라는 장르가 있었더랬다.
자세한 과정과 내용과 역사와 기타 잡소리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오.
무언가 중간 과정이 많이 생략되었지만, 1992년 이후이다.
브레이크 비트(라 쓰고 아멘 브레이크라 읽는다)가 주가 되고,
여기다가 레이브 특유의 하드코어함까지 묻어나온 폭력적인 장르인 정글은
영국에서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장르의 시초가 시초인지라, 이 음악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하드코어함을 뿜뿜 내뿜고 있었다.
이름부터 한번 봐 보시라.
Jungle이다.
왠지 정글 한복판에 여러분이 떨어졌다면,
적어도 잠자기 전에 평화롭고 고요한 그런 켈트 전통 음악이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정글에 안가봐도 그 정도는 예상이 갈 것이다.
예? 안된다구여?
반복하지만, 정글은 빠른 브레이크 비트와, 거칠고 강력한 사운드가 특징이었다.
이걸 보통 폭력적인 사운드라고 하고, 이는 남성 고객들이나 터프한 언냐들에게는 인기가 많았을 지
몰라도, 다른 여성 고객들한테는 별 인기가 없었던 모양이다.
여성 고객들이 시끄럽고 난폭한 정글 음악에 질려서 클럽을 떠나기 시작하자,
클럽 오우너들은 무언가 대책이 필요해졌다.
가만 보니, 먼 나라 이웃 나라 미국에는 "개러지(Garage)"라는 차고 음악이 있다지?
근데 그게 R&B, 재즈의 영향을 받아 좀 순둥순둥 하다지?
(늘 말하지만, 다른 장르들보다는 얌전하다는거지 여전히 클럽 음악임은 변함 없다!!)
좋아, 타겟이 정해졌다.
평소에는 정글 음악을 쭉 틀어주다가, 옆방에선 중간중간 개러지 음악을 틀어주면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처음에는 이렇게 지극히 상식적이고 좋은(?) 의도로 들여다 놓았는데, 저런.
왜 이 장르의 이름이 "스피드" 개러지일까.
UK 당한거지 뭐.
긴 말이 필요 없다. 직접 비교해보자.
Black Art - Manifest (Da' House Mix) (1991)
이건 반 쯤 클래식한 개러지(정확히는 하우스 믹스지만)이다.
Serious Danger - Deeper (part 1) (1998)
스피드 개러지이다.
딱 봐도, 속도부터가 다르단 점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링스/브라스와 보컬을 차용했다는 점에서는,
또 완전히 의절한(?) 관계는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결과물이 탄생할 것일까.
[ 특징 ]
일부 DJ들은 자신의 정글 셋에 개러지를 끼워서 틀고싶어했다.
물론 개러지는 130 BPM, 정글은 160~180 BPM 이었기에
약간의 수정(리믹스)가 필요했는데, 그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1. 우선 기본적인 그루부는 4/4박자 댄스 플로어로 유지하되,
브레이크 비트가 있으면 믹싱 포인트도 되고 아무튼 신날 것이다. 중간중간 넣어주자.
2. 묵직한 베이스 라인을 추가하자. 그러면 인기 있는 UK Jungle의 스타일을 낼 수 있다.
저런. 너무 많이 냈다. 후에는 점점 정글과 다를 바 없이 변해간다.
물론, 모든 곡에 브레이크 비트가 들어간 것은 아니나, 점점 '정글'의 그 그림이 그려지게 된다.
Sneaker Pimps - Spin Spin Sugar (1996)
위의 곡은 스피드 개러지를 널리 알린 곡들 중 하나인데,
어... 음. 모든 영상이 저런 느낌인 것은? 아니다. 오해 말자.
도대체 이 곡들이 어딜 봐서 개러지에요?? 라고 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요. 나도 모르겠다 이제 ㅁㄴㅇㄹ;;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생긴다.
모두가 알듯, 소리를 빠르게 재생하면 피치가 높아진다.
너무나 과학적인 상식이므로 "왜요?" 같은 질문은 안받겠다.
여기는 음악 카테고리지 과학 카테고리가 아니에요 빼애액
아무튼 보컬이 졸라맨 소리가 되어버린다는 것인데,
안그래도 개러지의 여성 보컬이 더 졸라맨 소리처럼 되버리면 뭔가 깰 것 같다.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한다?
없애면 되지 뭐.
그래서 스피드 개러지는 자메이카 덥 음악이 그랬듯이(!),
대부분의 보컬을 제거한 인스트루멘탈 버전에 MC가 현장에서 라임(음식 아님ㅎ)을 얹어
보컬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구사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 결과 ]
여성 고객 유치를 위해 영국에서 끌어들인 소울풀(Soulful)한 개러지는 결국,
영국의 레이브 씬에 휩쓸려 본래의 정제된 이미지와는 정 반대의 모습으로 변모하였다.
후에 이 장르는 베이스라인이 더 강조된, 소위 말하는 "Bassline House"가 등장하는데 영향을 주었다.
이 베이스라인 하우스는 말 그대로 펑키한 베이스라인이 특징인 장르로, 오늘날에도 간간히 보인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스피드 개러지는 의도치 않게 UK 개러지의 출발점이 되었고,
이 카테고리의 출발점이 되었고, 본인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음악을 듣게 된 계기가 되었다.
스피드 개러지는, 이 장르를 만들던 사람들이 투스텝 등의 하위 장르로 전향하기 전 까지,
그러니까 대충 97~00년도 정도 까지는 나름의 입지를 갖고 있었다.
2000년대 중후반 즈음, 덥스텝의 워블 베이스 등을 가져와서 부활을 꿈꿨었지만...
대중이 아는 스피드 개러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류 장르로 등극하는건 실패한 듯 하다.
의외로 리듬게임 등의 동인 음악 계열에서 스피드 개러지가 나오고 있다는데,
사실, 참된 의미의 클래식한 스피드 개러지와 비교해보면 스타일이 꽤나 상이하다.
시대가 발전해서 기술의 차이인건지, 아니면 죽다 살아난 장르라서 많이 변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만든 사람들이랑 유통하는 사람들이 스피드 개러지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만...
이럴 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장르 앞에 Nu- 같은 대충 적당한 접두어를 붙여주는거긴 하다.
그래도 스피드 개러지는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우리 곁에 함께 하는건 또 아니고ㅎ
시카고 하우스처럼 완전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만 유효하며,
관짝에 못 박기 직전까지 간거 아니냐고 한다면, 아니라고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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