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이어지는 UK Garage 시리즈이다.
* 본래 Speed Garage를 먼저 업로드 해야했으나, 어쩌다보니 거꾸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
[Two-Step Pattern]
흔히 투 스텝(Two step)이라 하면 춤을 생각하기 쉽다.
대충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추는거라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붙이자면, 조사했던 모든 자료들마다 투스텝 개러지의 위치나 시작에 대해
다르게 설명하였기에, 아래의 내용은 최대한 공통된 내용들을 필자가 한 차례 정리하였음을 밝힌다.
근데 사실, 어차피 오늘날 투스텝이 장르 그 자체로 살아있는지도 의문이긴 하다.
어차피 쓸 내용도 없겠다,
잠시 드럼 패턴을 알아보도록 하자.
EDM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드럼 패턴 세 가지를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
(편의상 힙합과 트랩에서 사용되는 형태는 제외했다)
이것이 가장 흔한 정박자, Four-on-the-Floor, 혹은 Four to the floor 리듬이다.
디스코 이후 가장 오랫동안 우려먹던, 든든한 국밥 패턴이다.
여러분들이 아는 대부분의 장르들이 이 드럼 패턴을 기본 구조로 갖고 있다.
이후에는 편의를 위해 '정박자'라고 부르겠다.
재즈 등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브레이크 비트.
기존의 정박자를 깼다(Break)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하는데, 정확한 설은 아니다.
본래 음악에서 "Break"란, 음악의 두 메인 파트를 잇는 사이에 등장하는
퍼커션(타악기, 드럼)의 솔로 파트를 의미한다.
시간이 흘러, 1960년대 이후에 힙합과 전자 음악에서 이 '브레이크' 파트를 잘라서 고대로 이용하고는 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위의 Amen break(아멘 브레이크)이다 아멘.
그래서 브레이크 비트인 것인데, 왜 이야기가 여기로 샜지.
(자세한 내용은 브레이크 비트에서 다루어보자)
그리고 이것이 바로, 오늘 다루고자 할 투 스텝 패턴이다.
샘플의 잘못된 사용(위의 4-on-the-floor와 같다)으로 인해 임팩트가 없지,
실제로 덥스텝에서 들을 수 있는 묵직한 킥과 스네어라면 꽤 분위기가 살 것이라 믿는다.
아무튼, 딱 들어도 아시겠지만, 킥이 정박자 위치에 등장하지 않고 반 박자 끌고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존의 지루한 정박자로부터 탈피함과 동시에 다른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1. 분명 140 BPM인데, 실제로는 이것보다 더 느린 박자로 받아들여진다.
1번 킥과 2번 킥의 사이 간격이 넓어져서, 바로 아래 보이는 정박자처럼 드럼이 바쁘게 일하지 않게 된다.
와 정말 바빠보이네요 ㅎㅎ
2. 곡에서 로우(Low) 부분에 여유가 생긴다.
바로 위의 사진(<---넓다--->)에서 보이듯이, 킥과 킥 사이가 넓어서 그 사이에 공백이 생긴다.
특히 로우 부분에 여유가 생긴다는 뜻은, 이 파트를 채울 다른 낮은 음역대의 악기들(예컨데 베이스)이
부각될 수 있는 효과를 준다.
이러한 연유로, 투 스텝 개러지는 스피드 개러지보다도 베이스라인이 더 강조된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스피드 개러지나 정글에 비해 공격적인 성향은 많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아마 드럼 앤 베이스 중에서도 좀 온화한 유형인 테크 스텝(Techstep)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역사]
음악적 특징은 관심 없다구여?
음.. 그럼 역사 말고는 딱히 할 말이 없어진다.
(카테고리의 근간을 부정당했다)
이 장르는 1997년 무렵,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그렇다.
또 영국이다.
투 스텝 개러지는 본래 스피드 개러지(Speed Garage), 드럼 앤 베이스(Drum and Bass) 등이
주류를 차지하던 해적 방송에서 간간히 나오던 장르였다.
이 장르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드럼 루프와 펑키(Funky)한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는 장르였다.
한편, 스피드 개러지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당시 영국 클럽의 주류 장르는 정글(Jungle)이었다.
아니, 시기가 97년이니 이제 '드럼 앤 베이스(DnB)'라고 바꿔 말해야지 싶다.
하지만 정글이든 드럼 앤 베이스든, 어차피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던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런 연유로, 프로모터들은 더 소프트한 곡을 찾아야만 했다.
이에 발견된 장르가 투 스텝으로, 머지않아 DJ들이 클럽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어차피 4-on-the-floor의 정박자 리듬이 아니라 오히려 정글/DnB와 섞이기는 더 쉽긴 했을 것 같다.
DJ들은 (역시) 피치 밴드를 통해 무식하게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는데,
역시 이를 위해 보컬이 빠진 인스트루멘탈(Dub 버전)을 선호하였다.
정확히, 스피드 개러지의 전철을 밟고 있다. (무임승차 아님;;)
최초의 투 스텝 개러지는 "Kelly G - Never Gonna Let You Go (1997, Tina Moore remix)"로 알려져있는데,
이 곡이 영국 싱글차트에서 7위를 한 것을 시작으로 투 스텝이 부상하기 시작한다.
1999~2000년대는 투 스텝의 전성기였다.
(그래서 스피드 개러지가 몰락했다)
아마 뉴욕 개러지의 얼마 남지 않은 영향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이 시기의 투 스텝 개러지는 R&B 가수들(특: 주로 여성임)과 협업하는 등의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그러나 장르 자체의 인기가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한 것 같다.
금방 망했거든.
비슷한 시기의 일부 프로듀서들은 더 어두운 느낌의 곡들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 장르들을 굳이 구분해서 "다크 개러지(Dark Garage)"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그리고 굳이 구분하자면 "다크 개러지"가 이후 나올 그라임에, 덥스텝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냥 참고사항]
앞서, "조사했던 모든 자료들마다 투스텝 개러지의 위치나 시작에 대해 다르게 설명"라고 말했었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이니 EDM과는 별로 관계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우선, 나무위키는 이 사이트의 내용을 토대로 문서가 작성되었고, 투 스텝 개러지에 대해
"UK 개러지로 불리는 일은 거의 없고 보통 투스텝으로 불리며, 투스텝 개러지로 진화/흡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라고 기술되어있다.
Ishkur's Guide to Electronic Music에는
"2-step garage is the heir apparent to Speed Garage"라고 기술되어있다.
물론 뒤에 "which is like saying colon cancer is the heir apparent to ischemic colitis."라는 말도 붙는다.
직역하자면 "투스텝은 스피드 개러지의 명백한 상속인이에여" 인데...
애초에 스피드 개러지가 UK 개러지의 시작점임이 명백한 상황에서, 위의 두 주장은 상당히 반대된다.
일단, 근본인 위키에서는 "subgenre of Uk garage"라고 못을 박아놨는데,
얘는 또 스피드 개러지의 Derivative form(파생 형식)들 중 하나로 스피드 개러지를 꼽는다.
요약해보자.
이 시점에서 본인은 생각하는 것을 멈추었다.
아니, 멈추기 전에, 그냥 받아들일 팩트만 딱 받아들였다.
1. 투 스텝 개러지는 스피드 개러지를 상속한 것이 맞다.
근거) 스피드 개러지 프로듀서들이 00년 전후로 투 스텝 개러지로 전향하였음.
근거) 시기상 이후에 나온 장르임 (90년대 초중반 vs 97년~)
2. 1의 결과로 투 스텝 개러지는 UK Garage 씬의 한 파트를 차지하는 것이 맞다.
근거) Dark Garage가 투 스텝 개러지에서 파생되었고, 이는 UK Garage 최대 아웃풋 덥스텝에 큰 영향을 주었다.
여차저차하여, 결국 투 스텝은 드럼과 베이스에 강점을 두는 음악을 완성시켰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과거 덥스텝이 한창 유행이던 2010년 초반대에 "장르의 기원" 정도로 잠시 알려졌었으나,
오늘날 EDM 씬에서는 인기가 많이 시들해진 장르이다.
그러나, 그들의 투 스텝 드럼 패턴만큼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아직도 UK Garage 씬에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아주 강력한 장르적 특색으로 남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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