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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음악의 세계/[번역] Ishkur's Guide to EDM

[번역] Ishkur의 EDM 가이드 - Noise (노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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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http://music.ishkur.com/#

- 본 글에서의 '필자'는 원글 작성자를 의미함
- 원활한 전달을 위해, 일부 불필요한 내용 제거 및 의역 포함되었음 (번역체 -> 자연스러움 목적)


Also

Power Electronics, Power Noise, Noisecore, Wall Noise, Japanoise, Death Industrial

Scene / Period

Industrial/Goth / 60년대 초


 몇몇 장르는 듣기에도 난해해 보이지만, 여전히 예술적/기술적인 영역에서 감상할 수는 있다. 물론 그게 듣기 좋을 거라고 장담은 못하겠지만.

 하지만 Noise(노이즈)는 이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데, 노이즈는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이즈는 아마 바셀린 바른 사람의 머리를 먹는 것과 대충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 딱 그런 느낌이고, 딱 그 정도만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이크로폰의 피드백 소리가 딱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엿먹이기 위해 "더 크게 틀어봐!"라며 부추기는 사람들도 있다. 걔들은 은박지를 씹거나, 손톱으로 칠판을 긁거나, 스티로폼에 사포를 문지르는 등, 더 불쾌한 소리가 날수록 더 좋아한다. 더 듣기 고통스럽고, 귀가 아프고, 더럽고 소름 끼칠수록 그런 걸 좋아한다. 오디오 영역에서 사디스트/마조히스트 같다고 할까나.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노이즈의 기원을 다뤄야 할까? 아마도, 정말 오래전, 그러니까 65,000년 전쯤에 돌과 막대기를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비가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였거나? 어쩌면, Foley-studio의 필로폰에 뿅 가있는 음향 엔지니어들일지도 모르겠다.

"봐봐, 킹콩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니까 이런 소리를 냈다고 한들 누가 뭐라 할 수 있겠음?"

 하지만 그것은 '전자적인' 소리가 아니니, 잠시 미뤄놓자. 만약 여러분이 납득할 수만 있다면, 노이즈에도 여러 장르가 있다 - 실제로는 하나의 씬(Scene)으로 다룰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가이드에서는 'Electronic Noise(전자적인 노이즈)'에 집중할 것이며, 다른 스타일의 노이즈들도 하나의 장르로 취급할 것이다. 이런 소리에 여러 장르를 구분하는 이유가 뭘까? 진짜 모르겠다.

 가장 유명한 노이즈 장르 2개를 꼽으라면 Power Electronics(파워 일렉트로닉스)와 Power Noise(파워 노이즈)가 되겠다. 파워 일렉트로닉은 80년대에 등장했고, 파워 노이즈는 90년 즈음에 (아마도) 파생되는 형태로 나왔다. 그래서 걔네 둘 차이가 뭐임? ¯\_(ツ)_/¯
(이런 문제는 엄청 현학적인 사람들, 그러니까 항상 마침표 뒤에는 두 칸을 띄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나 중요하겠지)

 지금까지 가장 많은 작품을 낸 노이즈 아티스트는 일본의 광기의 음악가, Merzbow이다(그리고 일본인에게 있어서 '광기'라는 의미는 굉장히 독특하고 독창적이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만). 그는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 백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앨범 한 장 한 장이 아마도 그를 미친 상태에서 더 미친 상태로 몰아넣었지 싶다.


 혹자는 그의 생애에 걸친 모든 작품이 하나의 거대한 미술 작품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정신 분열증 환자가 싸질러놓은 것들을 아무런 가감 없이 전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진짜 예술가는 그딴 짓을 안 한다. 심지어 비틀스도 자기들 성에 차지 않았던 음악 수 백개를 폐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똥 같은 작품들은 기어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화이트 앨범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주류를 거스르는 소리도 가끔 좋을 수는 있다. 과연 지미 헨드릭스나 트렌트 레즈너같은 사람들이 디스토션 페달이나 오버드라이브 퍼즈 박스 없이 나타날 수 있었을까? 하지만, 노이즈는 그 나쁜 소리를 좋게 들리게끔 하려는 노력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이 장르는 나쁜 소리가 나쁘게 들릴수록 좋으므로, 그냥 그렇게 나쁘게 들리는걸 좋아했다.

만약 나쁜 소리가 좋게 들린다면 나쁜 소리는 나쁜 소리처럼 나쁘게 들리지 않는다는 거잖아(If bad sounds sound good then bad sounds wouldn't sound like bad sounds that sound bad, would they)? 생각해보시라.

 

 우리 인간들은 음악에서 반복성을 찾으며, 리듬을 느끼고 예측을 한다. 누군가를 화나게 하고 싶다면, 갑작스럽게 그 예측을 깨버리면 된다 - 꽤 쉬우면서도, 언제나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방법이다. 비록 우리가 머릿속으로 수학적인 구조와 대칭성 따위를 계산하지는 않지만, 음악을 듣는 동안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를 예측하면서 즐기기 마련이다.

 

 이건 비단 음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의식하든 안 하든 그렇게 살아오고 있다. 하지만 시도해 보자 : TV를 켜서 TV 스노를 구경한다고 생각해 보자(그걸 TV라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은 소리가 되었든 영상이 되었던 어떤 패턴을 찾으려고 시도하겠지만, 당연히 그딴 건 거기에 없다. 그냥 정신 나갈 것 같은 허상뿐이다 - 여러분의 뇌는 아무런 의미 없는 노이즈를 순서대로 정리하려고 노력하겠지만.

 변덕스러운 자연환경에서도 규칙성을 찾고자 했던 사람의 뇌는 오늘날의 우리를 만들었다. 이 능력은 강이 언제 범람할지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는 좋지만, 샤워하는 도중에도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것 같다는 환상을 심기도 한다. 만약 이런 증상이 있다면 근처 정신과를 방문해 보자.불규칙한 현상에도 무언가 패턴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데, 그게 딱 음모론자들이 하는 소리다.

 노이즈를 들으면, 여러분은 이 불규칙함 속에서도 패턴을 찾고자 한다. 그게 노이즈를 들어야 한다는 이유가 아니긴 한데, 그나마 이유라면 이유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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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하다가 슬슬 걱정되는 건데, 원글을 쓴 필자는 확실히 호불호가 심한 편이다.
주의) 번역하는 도중에는 본인의 사사로운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고 있는 것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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