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트랜스는 말 그대로 Techno + Trance이다.
Techno라고 한다면, 피도 눈물도 없는 디트로이트의 냉혹한 음악을 떠올리시면 될 것이고,
Trance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이 아는 오늘날의 트랜스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으면서도 아니다.
[ 초기의 테크 트랜스 ]
1990년대 초중반, 테크 트랜스가 탄생했다.
엄청난 탄생 비화가 있거나, 기념비적인 사건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 적어도 내가 찾아본 바로는 그렇다.
디트로이트 산 정품 테크노는, 정말... 그 뭐랄까... 테크노였다.
빌드업? 그런거 없다.
텐션? 그런거 없다.
애초에 미니멀리즘을 표방한 장르인 만큼, 복잡한 신스가 나오거나,
오늘날처럼 패드가 분위기를 잡거나, 여러 레이어의 악기들이 동시에 울리면서 만들어내는 울림도 없다.
그냥 단조롭게 4분의 4박자에 떨어지는 드럼 비트에, 단조로운 멜로디가 반복되는 형태이다.
그런데, 이런 느낌은 초기 트랜스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다만, 테크노보다 조금 더 감성적이라는 점, 나름의 엄격한 구조 하에 '빌드업'이 있었다는 점 정도의 차이가 있겠다.
나름 잘 어울리는 두 장르(?)는 1990년대 중반즈음 실험적인 장르로서 섞이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무렵에는 테크노와 트랜스와 굉장히 유사하기에, 애초에 둘을 섞어놓은 플레이리스트도 많다)
초기의 테크 트랜스는 "Techno with Trancy sound", 즉 테크노에 트랜스의 요소를 도입한 형태였다.
약간의 멜로딕함이 더해지고 빌드업이라는 개념이 도입되긴 하였으나,
아직까지는 테크노의 색채가 강하다고 볼 수 있는 장르이다.
가령 미니멀한 모습이라던지, 드럼 비트에 얹혀진 퍼커션이 부각된다던지 등.
이 정도면 그래도 나름 멜로디도 있고, 감성적인 면도 있고 괜찮은거 아니에요?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후술할 오늘날의 테크 트랜스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
사실 듣다보면, 진짜 이건 트랜스 같기도 하고, 테크노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어느 한 쪽으로 분류하기는 또 애매하지만, 그렇다고 또 뚜렷한 색채는 없는 이도저도 아닌 장르처럼 보인다.
[ 현대의 테크 트랜스 ]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테크 트랜스는 실험적인 장르였다.
테크 트랜스라는 이름도 붙지 않고, 그냥 '트랜스'라고만 불리던 그 시절.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여러 EDM(아직까지 EDM이란 말은 없었지만) 장르들은
상업성을 확보하기 위해 멜로딕한 요소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트랜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그 때문이었을까.
테크 트랜스는 이전처럼 트랜스와 테크노의 중간에 있는 장르가 아닌,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확실히 오늘날의 테크 트랜스를 들어보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달라진 면모를 보여준다.
과거의 느낌이 'Techno with Tracny sound'였다면,
오늘날의 느낌은 "Trance with Techy sound"가 되겠다.
당장 위 곡만 들어보더라도, 일단 엄청 긴 인트로, 오지게 긴 브레이크 다운(1분 가량부터 등장)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브레이크 다운은 누가 트랜스 아니랄까봐 무려 빌드업 직전까지 1분가량 지속된다.
그 다음 빌드업이 끝나면 새로운 주제로 넘어간다.
마치 곡 전체가 A(인트로)-B(브레이크 다운)-C(후반부)로 나누어진듯 하며,
솔직히 세 파트가 거의 독립적으로 따로 노는듯한 경우도 많다.
브레이크 다운에서 사용된 멜로디나 코드 진행이 후반부에서는 1도 등장하지 않아,
도대체 이 파트는 왜 들어갔지? 싶은 경우도 존재한다.
물론 모든 곡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곡들이 위의 곡과 유사한 진행을 사용한다.
이렇게 보면, 초기의 테크 트랜스와 오늘날의 테크 트랜스가 상당히 이질적이지 않은가?
테크 트랜스는 장르가 발전함과 동시에 여러 독자적인 페스티벌을 열 정도로 규모가 상당해졌다.
오늘날에도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그런 의미로 오늘날에도 테크 트랜스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더 쓸 내용이 생각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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