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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음악의 세계/[LEGACY] EDM 장르

[EDM] #08. 하이 에너지 / Hi-NRG (Late 1970s~9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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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NRG는 이전에 유로 비트를 다루면서 잠깐 언급하였다.

이를 문자 그대로 읽어보면
"하이 에너지", 즉 "높은 에너지"를 의미한다.
(안녕 에너지?가 아니다)

이 장르는 전자 악기, 즉 신디사이저가 곡의 일부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정도로 그치지 않고,
곡 전반을 담당하는 '주력 악기'로 나타났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분명 그 이전에도 신디사이저는 있었을 것이고??
- 신디사이저는 1940년대 이전에도 있었다...
디스코에서도 신디사이저는 사용 하였을 것이고??

이름이 Hi-NRG로 붙은 이유도 있을 것이고??

무언가 할 얘기가 이것 저것 많다.
왜냐하면, 이 장르는 유럽 EDM 뿐 아니라, 오늘 날의 EDM 자체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한번 천천히 알아보자.


[장르의 발단]


이전까지, 신디사이저는 디스코/펑크 등의 음악에서 일부 리듬, 배경음 등의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되었다.
대부분의 악기들, 그러니까 드럼, 스트링스(Strings, 현악기), 키보드 등은 여전히 사람이 직접 연주하고 있었다.

물론, 중간중간 이들 중 일부를 전자화 시키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겠으나,
80% 순도의 일렉트로닉 음으로만 구성된 음악은 Donna Summer의 1977년 싱글,
「I Feel Love」으로 여겨진다.

여기서 왜 80%순도? 라고 하냐면.
일단 사람의 보컬은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요소이고,
무엇보다 킥드럼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이 직접 연주해야만 했다.

그렇다.
드러머가 메트로놈에 맞춰서 몇 분 동안 킥드럼만 열심히 차고 있는 것을 녹음해서 사용한 것이다.

대충 열심히 드럼을 연주하고 있는 드러머의 상상도

아무튼, 이 곡이 엄청난 히트를 치게 되고,
Donna Summer가 한 인터뷰 잡지에서 이 곡이 성공한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이 곡이 하이-에너지(High Energy) 바이브를 갖고 있으니까요?" 라고 대답하게 된다.

이후, 기존의 유로 디스코인데 더 빠르고 신디사이저의 비중이 높아진 곡들을
1980년대부터는 "Hi-NRG" 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Moog Modular]


무그 신디사이저(Moog Modular)라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바로 앞서 말한 I Feel Love 뿐 아니라 당시의 음악에 빈번하게 사용된,
어떻게 보면 "최초의 민수용(?) 신디사이저"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친구이다. 안녕?

그러나 당시 이 신디사이저에는 기술적 한계가 두 가지 있었다.

1. 이 신디사이저가 단음기(Monophonic)였다는 것이고,
2. 장시간 연주 시, 계속해서 음이탈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단음기라 함은, 동시에 여러 개 이상의 음을 연주할 수 없다는 뜻이고?
그 뜻은 키보드처럼 화음을 연주하거나 그런 짓은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한 번에 한 개의 음만 만들면서도, 연주하다 보면 원래 음에서 슬금슬금 이탈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당시 이 곡을 작곡한 Giorgio Moroder는 향후 50년 이상의 EDM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용단(?)을 내리는데,
바로 이 신디사이저를 오늘 날의 "아르페지에이터(Arpeggiator)"와 같이 사용한 것이었다.

아르페지에이터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아르페지오가 뭔지는 알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기타를 연주할 때, 모든 현을 울려서 코드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코드의 구성음들을 한 음씩 차례대로 연주하는 기법이다.

첫 마디는 본래 GBD(솔시레)로 구성된 G Major 코드이나, 코드의 구성음을 하나씩 연이어서 연주하고 있다.


그리고 연주하는 음이 시간이 지나면 음 이탈이 발생한다고?
그러면 후딱 녹음해서 같은거 돌려쓰면 되지ㅎ 라는 굉장히 심플한 마인드로,
8-bar 단위로 끊어 녹음한 후, 이를 전 곡에 돌려서 재탕해먹는다.


그리고 위의 기법을 이후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 너도 나도 애용하게 되면서,
디스코는 점점 특색 없는 곡들이 양산되는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그 길의 끝은...

[장르의 특징]


기존까지의 유로 디스코는 대충 100BPM정도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점점 빠른 것을 원하기 시작했을 때,
(이것은 불가항력이다. 모든 시대에 걸쳐서 더 빠르고 강렬한 것에 대한 요구가 가득했었다)
유로 디스코는 조금씩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따.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드디어 130~140BPM으로까지 속도가 올라서게 되고,
80년대에는 기존보다 빨라지고 신디사이저가 더 부각된 유로 디스코들을 'Hi-NRG'로 분류하기 시작한다.

물론, 후에는 Hi-NRG와 이로부터 파생된 Italo Disco의 속도도 점점 빨라져서
이를 유로 비트(Eurobeat)라는 하위 장르로 구분하게 된다.

여기에 덧붙여서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이라면 '보컬'이 있겠다.
이전까지, 디스코의 탑스타 보컬리스트들은 여성(마돈나 등)이 항상 언급되어왔었다.
그러나 Hi-NRG는 유독 여성/남성의 익살스러운 보컬이 두드러지던 장르였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소위 "드랙(Drag)"이라 부르는... 그...
여장 남자?

자세한 내용은 나무위키를 참고하도록 하자

아무튼 무대에서 여성처럼 꾸민 남성들이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아, 어느 순간 게이 문화가 되었다.
실제로, Hi-NRG는 1980년대 초 미국의 게이 커뮤니티에서 흥행한 장르였다.
무엇보다, 여러분이 잘 아는 You Spin Me Round (Like a Record)가
Hi-NRG에서 가장 성공한 곡들 중 하나이다.


[흥행과 영향]

 

1980년대 초에는 이미 기존의 유로 디스코, 일렉트로 등의 장르가 Hi-NRG에 밀렸고,
게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장르는 1990년대, UK Rave Scene과 Acid, Techno등의 미국 신 문물이 유럽에 확산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질 때 까지 많은 명곡을 남겼으며,
많은 장르들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여전히 우리 곁에 함께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장르들은 다음과 같다 :

이탈로 디스코(Italo Disco) : 이 장르에서 더 나아가, 드럼마저 기계(Linn Drums)로 대체된 장르.
유로 비트(EuroBeat) : Hi-NRG와 이탈로 디스코가 점점 빨라지고, 독특한 특색을 갖추면서 시작된 장르.
하우스(House) : 미국에서 디스코의 몰락 이후, 이를 대체할 장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주었다.
테크노(Techno) : 디트로이트의 젊은 청년들이 유럽의 최신 트렌드(Hi-NRG)를 모방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주었음.

그 외에도 트랜스(Trance), EBM(Electro Body Music), 신스팝(Synthpop)등이
Hi-NRG 장르, 혹은 이 장르의 곡들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디기디기디기디깅하는 베이스 라인을...


이제 이 장르가 왜 근-본 장르인지 아시겠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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