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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음악의 세계/[LEGACY] EDM 장르

[EDM] #12. 영국의 테크노 / Bleep Techno (late 198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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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한 번 언급했는지 모르겠지만,
보통 어떤 장르가 영국으로 수출되면 그 장르는 '영국화' 당해버린다.

이번에 짤막하게 다룰 장르 역시,
미국 디트로이트 테크노의 '영국화'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다.


[ UK Techno ]


기존까지의 아티스트(주로 브레이크 댄스와 힙합 뮤지션)들은 도시마다 있는 팀에 소속되어,
콘테스트 등을 쫓아 돌아다녔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들어, DJ들은 유목(?)을 그만두고 특정 지역의 클럽에서만 공연하며 정착하기로 한다.
그리고 어떤 지역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지역에 본래 있었던 DJ들은
새로 유입되는 젊은 DJ들과는 차별화되는 무언가가 필요했기에,
그들은 매 주마다 미국판 최신 레코드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당시 젊은 층들은 US 트렌드를 선호하였고,
당시의 US 트렌드란

시카고 하우스
디트로이트 테크노

...등이었다.

그러나 매 주 이 음악들을 구매하는건 돈이 여간 드는게 아니었겠지.
밥 먹고살려고 앨범을 사는데, 앨범을 사다가 밥을 못먹을 판이다.
뭔가 반대가 된 것 같은데.
이를 깨달은 영국 아티스트들은 스스로 음악을 만들기로 한다.
테크노라던지. 하우스라던지.

 

그 결과로 하우스를 영국 스타일로 바꾼 UK House가 탄생하였고,

마찬가지로 테크노를 영국 스타일로 만든 UK Techno가 탄생하였다.

일단 "테크노 = 기계적 = 미래적" 이므로, 온갖 미래적인 기계 소리들을 넣으면 매력적일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 점이 유일하게 디트로이트 테크노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 결과로 UK Techno는 "Bleep Techno"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지만,
결국 테크노는 테크노인데 테크노라기엔 별로 테크노같지 않은 테크노를 모방한 테크노가 완성되었다.

이 시점에서, 영국 아티스트들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디트로이트의 방식을 더 모방하던가, 더 이상 '테크노'를 만들기를 포기하거나.

결국, 그들은 Raver들의 염원을 담아, 자신들의 곡을 더 거칠고 거칠고 거칠게 만들기 시작한다.

Ishkur's Guide to Electronic Music 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Bleep Techno의 수명은 짧았다 - 작곡가들이 진짜 테크노는 어떤 소리였지? 라는 생각을 할 때 까지였다.
그러나 그들은 음악의 방향성을 디트로이트로 바꾸기보다는, 더 강렬한 사운드를 통해 레이브 씬을 만들어냈다.
일을 더 큰 일로 덮은 꼴이 되었지만, 그 결과물이 썩 나쁘지만은 않으니 뭐.


[ 유럽의 테크노 ]


여담으로 덧붙여본다.
여기서부터는 본인의 뇌피셜이 상당히 가미되어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

'유럽의 테크노'에 대한 정보는 많이 없다.
애초에, 만약 장르적으로 중요한 이정표를 차지했다면 "Euro Techno"라고 별도의 문서가 만들어졌겠지.
그렇다고 유럽에서 테크노가 아예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시기가 시기였던지라 테크노라고 부를 수 있는 장르가 없었다고 보는게 맞는 표현 같다.

1989년에 테크노가 영국 및 유럽에 상륙하였고,
1990~2년의 테크노는 "테크노가 아니"었다 - 걍 온갖 것들을 '테크노'라 이름붙였으니까.

당시, 그러니까 광란의 파티 열풍이 한창 불 때에는 음악 장르 따위 구분하지 않았다.
그냥 대충 들어보고 하우스! 대충 들어보고 테크노! 아니면 레이브! 정도였다.
이 점은 아직도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가령,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던 본인에게라던지. 도대체 어떻게 이걸 써야할지 몰라서 이 글만 4번째 뒤집었다;)

 

더보기

여담으로, 본래 본인이 EDM 게시글을 쓸 때에는 주로 외국 커뮤, 위키, Ishkur's guide to Electronic Music을 참고한다.

다만 이 글을 쓸 때에는 너무 글이 안풀려서(?) 나무 위키의 내용을 일부 참고하였는데,

 

"전자음악 = 테크노라는 게 틀린 말은 아니라서 트랜스하우스드럼 앤 베이스

상관없이 싸그리 테크노라고 불러도 뭐 틀린 건 아니다."

 

...라는 내용이 보여서 한 마디 붙이자면, 틀린 건 틀린거다.

그렇게 부르면 징역 몇 년이고 무식죄로 앞으로 3년간 이 분야에 관해서 발언권 압수하고

그런 잘못을 한 건 아니지만, 틀린 건 틀린거지.

물론 이후에 "다만 전자음악 전체를 포괄하는 의미로서의 테크노라는 용어는 이제 거의 사장된 추세." 라는

문구가 붙긴 했다만.

 

아무튼 여러분은 구별을 하지 않으면 않았지,

그냥 전자 음 가미되었다고 "테크노"라고 부르지는 말아주길 바란다.

 

테크노가 유럽에 상륙할 당시는 레이브 열풍이 한창 불던 때였다.
당시에 사람들은 마약 만큼이나 강렬한 음악에 대한 내성이 생겨가고 있었고,
그 결과 테크노는 디트로이트에서 처음 만들어진 '그 모습'이 온전히 유지될 수 없었다.

결국 유럽에서의 테크노는, 디트로이트의 얌전하고 냉혹한 테크노가
잔혹하고 공격적인 하드코어로 발전하는 그 중간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독일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루지 않는 것 같다.

(* 개인의 생각입니다 *)


뭔가 이것 저것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그 내용들은 바로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아무튼 이래서 약쟁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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