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age는 차고라는 뜻이다.
따라서 Garage Music을 우리말로 바로 번역하면
"차고 음악"인데, 이 분야에 관심이 없다면
도당체 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지?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대충 유래를 추측해보자.
우선 미국인들은 집집마다 차고를 가지고 있다.
땅 한 평에 수백 수천 왔다 갔다 하는 우리나라 정서랑은 너무 안 맞지만,
아무튼 이 차고가 얼마나 넓냐면 차고에 차, 잡동사니, 온갖 도구를 넣어놓고도
이웃들을 불러놓고 파티할 정도는 됐나 보다.
아무튼 누군가가 차고에서 작업할때 자주 듣던 노래들에 온갖 잡다한 기계 소음이 얹어진 것을 듣고
"오 생각보다 괜찮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그리고 다음 날 이웃들과 차고에서 파티할 때 틀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았더란다?
그래서 파티 다음 날, 훗날 그 유명한 "DJ Egual"로 활동하게 되는 Toe Mittnya Jr. 가 비슷한 음악을 재현해서 지역 레코드사에 투고해봤는데,
그게 예상외로 대히트를 쳐서 하나의 장르로 굳어졌다는 내용의 소설 추천받는다.
「차고에서 온갖 기계소리로 만들어진 내 음악이 본토를 넘어 세계에서 대히트?」
설마 이걸 또 믿었음?
DJ Egual Toe Mittnya?
[장르의 탄생 계기]
때는 1980년대.
시카고 하우스(Chicago House)가 한창 시카고에서 성장할 때,
동시에 뉴욕에서는 뉴욕 개러지(New York Garage)가 등장했다.
이 장르는 훗날 뉴욕 개러지 하우스(New York House), 개러지 하우스(Garage House)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나,
편의상 이 글에서는 개러지(Garage)라고 칭하겠다.
Garage의 어원은 80년대 초, 뉴욕에서 시작되었다.
정확하게는 뉴욕의 한 나이트클럽,
"Paradise Garage Nightclub" 에서 DJ로 활동하던
Larry Levan의 '플레이 세트'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래리의 세트가 뭐가 그리 참신하길래, 오늘 날로 따지자면 음악 재생목록이 장르로 발전한 것일까.
이 장르의 시작은 역시 Disco Demolition Night 되시겠다.
이 사건은 황금 가도를 달리던 디스코 시대의 쇠퇴를 알린 결정적 계기이자,
곧이어 새로운 바람이 불 것임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디스코에 대한 너희들의 반감은 알겠다.
고로 새로운 음악들을 내놓아주마.
그런데 장르가 "나와라 얍!" 한다고 "나왔습니다 뿅!" 하고 나오는 게 아니잖아?
그래서 당시 DJ들은 창작의 고통을 느끼며,
당시에 인기 있었던 트랙들을 자기 나름대로 편집하거나 재해석하였다.
시카고의 Frankie Knuckles는 디스코 트랙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리믹스하였고,
뉴욕의 Larry Levan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디스코 트랙을 리믹스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시카고에서는 House라는 이름으로 재포장했고,
뉴욕에서는 Garage라는 이름으로 재포장했을 뿐이었다.
근데 이게 시장에서 먹히다니, 정말 냄비근성이다!
[하우스와 비교해서...]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1980년대 등장한 개러지와 하우스, 테크노 음악은
모두 디스코의 몰락과, 디스코를 대체하기 위한 '유사 디스코'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탄생한 음악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여기서 테크노(Techno)는 만들어진 도시(Detroit)의 상황이 조금 특별해서
개러지나 하우스와는 독특하게 구분되는 특성이 있다.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그러나 개러지와 하우스 음악은 상당히 유사하기에
(애초에 Frankie Knuckles와 Larry Levan은 같은 클럽에서 디제잉했던 친구사이다)
두 음악을 장르적으로 구분하기는 굉장히 어렵고, 까다롭고,
무엇보다 이걸 굳이 나눠야 해? ...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몇 번 듣다 보면, 결정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 누구의 영향을 받았나?
개러지와 하우스 모두 당시까지 유행했던 디스코, 일렉트로, EBM 등,
여러 장르의 특성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라면,
개러지는 "R&B와 Soul"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향은 '보컬'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당시 나오던 시카고 하우스와 뉴욕 개러지를 비교해보자.
두 곡의 '보컬'을 비교해보자면.
하우스 음악은 보통 간단한 어구나 문장 정도가 가사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
"This is Chicago Music!"이나 "Every body put your hands up" 정도로 간단하며,
같은 어구나 문장이 계속해서 반복돼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야, 근본이 릴-투-릴 테잎 방식이기에, 유명하거나 중독성 있는 하이라이트 부분이 반복된다)
그러나 R&B와 Soul의 영향을 받은 개러지는
키보드, 베이스 기타 등 부드러운 느낌이 강한 악기를 주로 사용하고,
여성 보컬이 두드러지는 모양새이다.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개러지는 하우스 음악보다 더 차분하고 점잖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2. 드럼의 형태
사실 장르를 구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악기라면
단연코 "드럼의 형태"이다.
음악 장르를 일차적으로 구분하기 제일 편한 방법은
'어떤 드럼이 어떤 형태로 어떤 빠르기로 사용되었느냐' 이다.
하우스의 경우에는 4X4 Floor Rhythm(흔히 말하는 쿵 쿵 쿵 쿵)이 주가 되는 반면,
개러지는 하우스 음악과의 차별을 위해서인지(?) 중간중간 스네어 셔플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모든 개러지 음악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스네어 셔플은 1990년도 초, EDM에 본격적인 음악적 구조가 생긴 이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다.
[장르의 발전(변질)]
이 장르는 후에 영국에서 레이브(Rave) 열풍이 불 때,
시카고 하우스와 마찬가지로 팔려나가 큰 성공을 하게 된다.
그런데 본모습으로 성공했다기보다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본인은 이 과정을 보통 "영국화 당했다", 혹은 "UK 당했다"라고 표현한다.
아까 위에서 Garage가 '정제된 스타일'이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런데 이 장르는 영국으로 넘어가서 앞에 UK를 달게 되었고,
마치 코로나가 델타 변이에 델타 플러스 변이를 일으킨 것처럼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그 최후의 종착역은 대충 이런 느낌이다.
음. 확실히 알 수 없는 동네이긴 하다.
물론, 요즘은 조금 더 유해지긴 했다.
중간에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는?
언젠가 나올 시즌 2를 참고하자.
이런 걸 보면, 초기 하우스와 초기 개러지나 장르 구분의 의미가 있지,
오늘날에 와서는 구분을 못할 수가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안심하고 음악은 음악대로 즐기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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