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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음악의 세계/[LEGACY] EDM 장르

[EDM] #05. 유로 비트 / Euro Beat (Early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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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위키

유로 비트(Euro Beat)의 "유로(Euro)"는 "유럽(Europe)"에서 기인한 것일텐데,

정작 그 본고장은 어느 순간부터 일본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유로 비트와 관련된 것들을 생각해보면

댄스 댄스 레볼루션 (줄여서 DDR), 만화 원작의 이니셜 D (Initial d) 같은 일본 문화가 생각나지 않는가?

 

실제로 영문 위키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By the Italians, For the Japanese"

이 음악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는데, 일본인들이 열광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유로 비트를 설명하고자 한다면, 유로 비트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보면 되겠지.

유로 비트는 이탈로 디스코(Italo Disco)에서 기인하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탈로 디스코의 새로운 시도였다.

 

그리고 그 이탈로 디스코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장르가 바로 Hi-NRG (하이 에너지)이다.

 

바야흐로 1970년대 중반.

Donna SummerI Feel Love 는 디스코이면서?

최초로 곡 전반에 걸쳐 '일렉트로닉'적인 요소가 들어간 곡이었다.

이러한 스타일의 곡은 곧 "Hi-NRG"라 불렸고, 오늘 날에는 EDM의 대선배격으로 대우받고 있으나,

딱 한 가지 약점(?)이 남아있었으니... 바로 "드럼"이었다.

드러머는 여전히 메트로놈에 맞춰서 1XX BPM에 맞춰서 계속해서 드럼 킥만 차고 있었어야 했었다.

 

아 ㅋㅋ 베이스나 시퀀서나 신디사이저나ㅋㅋ

그런 건 일단 드럼부터 준비하고 가져오라구

 

그런 와중, 1982년 "Linn Drum"이 등장한다.

어이, 가져왔다구.

동쪽 구석에 처박힌 동네에서는 사인 파형과 온갖 이상한 파형으로 악기 소리를 모방하려던 시기에

이 친구는 실제 드럼 사운드를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프로그램되어서 출력하는 드럼 머신이었다.

 

곧 드럼까지 LinnDrum이라는 드럼 머신으로 바꿔버리기 시작한 일렉트로닉 디스코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새로운 100%순도의 일렉트로닉 디스코가 바로 이탈로 디스코 되시겠다.

이탈로 디스코는 대충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대부분의 음악을 내고 있었는데, 왜 이름이 이탈로 디스코냐고?

시작이 이탈리아인 것도 있지만, 독일은 이내 독자적인 음악 장르를 개척했거든.

혹시 트랜스(Trance)라고 아시려나?

 

정리하자면, 기존의 어쿠스틱 악기와 신디사이저를 사용한 디스코가 있었고?

이걸 Hi-NRG가 드럼 빼고는 싹다 일렉트로닉화 시켜버렸는데?

이탈로 디스코는 Hi-NRG의 드럼마저 전자화시킨,

이 블로그에 걸맞는 냉혹한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여기까지가 사전 지식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냉혹한 유로 비트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명칭의 등장]

 

1970년대 즈음 시작된 Hi-NRG, 그리고 그 뒤를 이어 1980년대 초중반 시작된 이탈로 디스코는

그 시기 유럽의 나이트 클럽에서 가장 흥행하던 곡들이었다.

그런데 그렇다면, 유로 비트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말이고?

어떤 음악을 지칭하는 것인지?

1985년 12월, 영국의 음악 잡지인 "Record Mirror"에서 음악을 분류할 때,

그 전 까지 "Hi-NRG"로 표기했던 것을 "EuroBeat"로 명칭을 달리 하였다고 한다.

당시의 이탈로 디스코가 점점 빨라지고 있었고,

대충 그러한 음악이 유럽에서 히트치고 있었으니까

"유럽의 비트가 이런 것이다!" 뭐 그런 논리지 않았을까.

 

물론 2년 뒤에는 이름이 다시 Hi-NRG Chart로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1987년이면 Hi-NRG도 하위 장르에게 다 먹힌 상태긴 했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이 잡지를 보고 

"유럽에서 나오는 최신 댄스 음악 = 유로 비트구나!" 라는 인식이 박힌 후였다.

이 때, 여기서 말하는 '최신 댄스 음악'은 보통 이탈로 디스코였으니,

유로 비트는 이탈로 디스코의 발전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발전과 흥행]

유로 비트는 그 장르의 시작이 명확히 정해진 것이 아니다.

다만, 기존에 유행하던 이탈로 디스코가 더 빨라진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고,

1987년, 어쩌면 유로 비트의 첫 시작으로도 볼 수 있을만한 '이 트랙'이 나오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으로 굳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Vanessa - Be My Lady

이 곡에서 잘 듣다 보면, Off-beat Bass Stab이라 하는,

오늘 날 유로 비트라 하면 빠질 수 없는 특유의 엇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대충 이 즈음부터 신나는 오프-비트 베이스/브라스 스탭이 들어가기 시작한다(고 한다).

물론, 오늘날 만들어지는 유로비트의 그 현란한 브라스 리프를 기대하셨다면 약간 실망하실 수 있다.

 

이렇게, 기존 이탈로 디스코보다 더 빨라지고 신나진(?) 장르를

'굳이' 구분해서 "Super Eurobeat" 라고 부르기도 했었는데,

아무튼 오늘 날 우리가 아는 유로 비트가 대부분 이 친구들로부터 기원했다.

 

유로 비트는 본래 199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유럽 등지에서는 춤 추면서 살 빼기 프로젝트 피트니스 등에서 사용되던 신나는 음악이었다.

애초에 장르의 기원이 된 Hi-NRG가 "High Energy"한 곡들이니까...

그러나 이 장르는 신기하게도 일본에서 더 유행하게 되는데,

그 유행의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겠다.

 

1. 파라 파라(パラパラ)

 

1970년대, 일본 인싸들이 자주 다니던 클럽은 유럽의 최신 트렌드를 열렬히(?) 찬양하고 있었다.

이 글에서 유로 비트 보다도 길게 설명된 이탈로 디스코나, Hi-NRG나 뭐 그런것들 말이다.

 

그러던 중, 이름부터 있어보이는 "슈퍼 유로 비트"가 일본에 상륙하였고,

이 음악들에 맞는 전용 춤(?)인 '파라 파라'가 개발되면서, 일본 내에서 유로 비트가 인기를 끌게 된다.

 

 

2. 리듬 게임

 

본래 피트니스 대회에서 자주 나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파라 파라 문화 현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결론적으로 온 몸으로 춤추는 리듬 게임들(DDR, Stepmania, Pump it Up 같은 것들)에는

유로 비트가 굉장히 많이 쓰였고, 쓰이고 있다.

 

특히 90년대 들어 곡의 속도가 점점 빨라짐에 따라,

음악이 빨라진다 = 난이도가 높아진다 =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데??

...라는 선순환이 돈 것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한다.

대충 이 시기(90년대)에 유로 비트는 DDR의 성장과 함께 황금기를 맞게 된다.

그렇다고 지금 뒤진 건 또 아니다

 

여기서 J-Pop 아티스트들이 기존의 발라드나 인기 있던 곡들을 유로 비트 버전으로 리믹스를 시도하면서,

이 때 부터는 아예 J-Euro 라는 독자적인 하위 장르가 만들어지기에 이른다.

 

3. 디스코의 몰락과 새로운 장르들의 출현 (1980년대)

 

디스코의 몰락은 앞서 4번이나 다루었기에 생략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디스코가 몰락한 이후, 미국에서 테크노/하우스/개러지 등이 만들어졌고,

과거와 달리 유럽은 이 '새로운 스타일의 디스코'를 수입하는 형식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위의 테크노/하우스/개러지는 본래 유럽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무튼 정작 유럽 본토에서는 새로운 미국 문물과(1980), 그를 모방한 장르들(1990)

한 번의 현타 이후 새롭게 자리를 잡은 장르들(1990s)이 바뀌어가며 유행했는데,

일본에서는 여전히 파라 파라 단-스 어쩌고 하면서 유로 비트가 계속 흥행하였다.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튼 이 시기에 유럽의 디스코 메이커(?)들은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경우도 많았는데,

바로 밑에 나올 Dave Rodgers 역시 이탈리아 프로듀서지만, 정작 일본에서 제일 성공했다.

 

 

4. 이니셜 D

 

솔직히 위의 1, 2번이 장르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다면?

이니셜 D는 일본에서 이렇게 발전된 장르가 세계로 뻗어져 나가는데 이바지하지 않았나 한다.

특히 이 시리즈에서 유로 비트의 전설적인 곡 Dave Rodgers - Deja Vu가 나오게 되었다.

조금 오래 된 밈이긴 하지만, 간간히 보이기는(?) 하다.

음...

본래는 레이싱 만화였던 Initial D가 애니메이션화 되었을 때,

레이싱 장면에 유로 비트 곡이 삽입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아예 Initial D 게임과 영화까지 나왔으니, 일단 이 장르가 망하지 않고 성공했다는 점은 인정하자.

 

만화가 유행하게 되면서, 레이싱처럼 경주가 연상되거나? 속도감이 있거나?

아무튼 그런 곳에는 이니셜 d의 삽입곡이 등장하는 인터넷 밈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는 (요즘 인터넷 밈과는 달리) 넷상으로 퍼져 장르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특히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이니셜 D의 영향으로 보통 유로 비트 음악 믹스셋을 만들거나 새로운 곡을 낼 때에는

반드시 차 앞에 관련 캐릭터가 서 있는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이 관례 아닌 관례가 된 느낌이다.

대충 유튜브에 Eurobeat를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들.


[ 맺음말(?) ]

유로 비트는 80년대 중반, 유럽에서 처음 시작된 장르였으나

오늘날에는 일본에서 여전히 생산되고 있는 장르이다.

여기서 잠시 J-Euro에 대한 언급만 달고 가자면, 오늘 날에는 J-Euro도 세 가지로 심층 분류(?)를 하는 모양이다.

 

1. 이탈리아 작곡, 보컬은 일본으로 : 1990년 초기에 처음 등장한 형태

 

2. J-Pop이 이탈리아로 넘어가 Italo Disco 형식으로 리믹스 된 형태 : 1999년에 공식적인 첫 등장

 

3. 일본에서 음악과 보컬 모두 만드는 형태 : 2000년대 이후로부터 꾸준히 존재

 

이런 저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로 비트의 핵심 가사는

"사랑 (모든 장르의 공통)", "레이싱/차 (이니셜 d)", "음악/춤 (EDM)", "일본 (J-Euro)" 정도로 요약된단다.

 

아무튼 왠지 음악 들으면서 운동하고 싶다면 유로 비트를 검색해보자.

 

근데 왠지 운동 보다는 피트니스 쇼가 먼저 생각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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