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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음악의 세계/[LEGACY] EDM 장르

[EDM] #02. 시카고 하우스 / Chicago House (198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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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 Early House, Jackin' House, Warehouse Music ...

오늘날 하우스 음악(House Music)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당장 그 하위 장르만 하더라도 분류에 따라서 수십-수백 가지나 되며,
이를 일일이 하나하나 분류하고 분석하는 것 또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이 장르는 어떤 배경에서 탄생하였으며
어떤 연유로 이와 같은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장르의 탄생 계기]


집에서 파티할 때 쓰는 곡이어서 House가 아니다.
그 가정용/집 따위의 House가 아니라,
Warehouse의 줄임말이다.
그렇다고 창고에서 파티할 때 쓰여서 그런 건 또 아니다.
않이 그럼 대체 뭔데요;;

우선 이 장르가 등장하게 된 계기는 바로 이전에 다루었던
"Disco Demolition Night"와 디스코의 몰락이다.

미국 디스코 망해라!

간단히 요약하자면,
디스코가 너무 유행하자 "디스코 망해라!" 라며 락 팬들이 난동 피운 사건이다.
어디에서? 시카고에서.

사건 이후 미국에서 디스코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디스코 음원 발매량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시카고의 일부 나이트클럽은 디스코가 점령 중이었다.
그리고 시카고 사람들 역시 천년만년 디스코만 듣고 싶어 하지는 않았겠지.

시장의 반응은 알겠다.
고로 새로운 무언가를 내주마 잠시만 기다리거라.

이제 디스코 음반을 냈다가는 바로 화염병이 날아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지,
시카고의 음반 회사들은 음악가들에게 "디스코 말고 다른 것좀 가져와봐요;;"라며 닦달한다.

하지만 새로운 장르가 나오란다고 쉽게 나오나? 그게 쉽지 않았다.

Frankie Knuckles (1955-2014)

1970~80년대에 시카고에서 활동하던 DJ들은 Disco, Electro, EBM 등의 전자음악들을 주로 플레이했는데,
이 중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를 소위 '리믹스'하였다.
당시의 DJ들이 사용한 기법은 릴투릴 테이프(Reel-to-reel tape) 기법인데,
이는 어떤 트랙의 테이프를 왕창 사둔 다음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부분들만 잘라서 이어 붙이는 방식이었다.

곧 이런 리믹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DJ들은 보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에딧(edit)에 여러 음향 효과를 입히거나,
드럼 머신으로 드럼 루프를 새로 까는 등의 노력을 더해 신선한(?) 음악을 탄생시켰다.

실제 WareHouse 클럽의 모습. Wiki 펌.

그러던 중 1977년, 한 게이가 시카고에 "Warehouse"라는 #흑인 #게이 #비밀클럽 을 열고,
뉴욕에서 디스코 DJ로 활동하던 친구를 초청한다.
이 친구가 바로 Frankie Knuckles(이하, 프랭키 너클즈)로,
이전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이 사람도 흑인 게이이다.


[프랭키 너클즈]

프랭키 너클즈로 말하자면?

오늘날 EDM의 큰 축을 차지하는 하우스 음악의 "대부(GODFATHER)" 되시겠다.
본래 뉴욕 출신이었던 그는, 대학 시절 친구인 Larry Levan과 게이 클럽 등지에서
초기 디스코, 소울, 알앤비(R&B)등을 플레이하던 DJ였다.

1977년, 시카고로 이사한 프랭키 너클즈는 친구가 새로 연 "Warehouse"라는 클럽에서 DJ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프랭키 너클즈는 이전의 디스코 음악뿐 아니라,
R&B, Eurodisco, post-punk, Soul , 심지어는 Rock 등,
손에 잡히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이용하여 자신의 스킬을 뽐낼 수 있었다.

사람들은 프랭키 너클즈의 음악들을 "Warehouse Music", 또는 그냥 간단히 "House Music"이라 불렀다.

프랭키 너클즈는 한창 인기를 누리던 1983년, 본인이 직접 Powerplant라는 클럽을 열게 된다.
그리고 그를 찾아온 젊은 DJ였던 Derrick May의 소개로 TR-909 드럼 머신을 도입한다.

EDM 신을 영영 바꿔놓을 개사기템이 등장한 것이다.

TR-909, Drum Machine

TR-909로 4/4박자 그루브의 드럼 루프를 만든 후, 디제잉하는 모든 곡에 이 루프를 깔았다.
신나는 디스코 샘플과 드럼 루프가 반복되자,
지루하고 싶어도 지루할 수가 없는 조합이 탄생했다!

TR-909의 클랩 소리는 찰진"Jack!" 하는 소리였는데,
들어보았을지는 모르겠지만 "Jackin' House"라는 이름도 이 무렵 등장했다.

아무튼 시카고에서 큰 인기를 얻은 프랭키 너클즈는,
본인이 운영하던 클럽이 1987년 문을 닫게 되자 영국으로 넘어가서 잠깐 동안 DJ 활동을 이어간다.
왠 영국?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는 다루겠지만, 당시 영국에는 "레이브 열풍(Rave)"가 불던 때여서,
미국인 아티스트들에 대한 선호가 굉장히 높던 때였다.

이후 음향 엔지니어이자 아티스트로 활동하던 프랭키 너클즈는,
2014년 성인병과 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게 된다.

프랭키 너클즈를 기리기 위한 벽화.


[초기 하우스 음악]

다시 하우스 음악으로 돌아오자.

초기 하우스 음악에는 마땅히 정해진 구조가 없었다.
왜냐하면, 하우스 음악이라는 건
1. 4/4 드럼 루프가 무한 반복되고
2. 그 위에 인기 있는 다른 트랙을 얹는다
...로 끝나는 음악이었니까.

이 말은 곧 Intro, Break down, bridge, drop, hook 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이러한 구성(?)의 장점이라면 : 사람들은 더 이상 지루한 인트로가 스킵될 때까지 예열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내가 듣는 이 순간이 훅이고 드롭이고 그랬다.


그러나 결정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는데,
무한 반복되는 음악은 클럽에서 틀 때야 별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라디오에서 틀거나 음반에 녹음해서 판매할 때에 골치 아프다는 점이다.
클럽에서야 밤새도록 노래 트는 게 좋으니까 상관없는데,
라디오 프로그램이 하루 종일 이 노래만 틀 수는 없으니까.

따라서 DJ들은 자신이 만든 트랙을 적당히 라디오 에딧으로 잘라내야 했는데,
이 때문에 초기 하우스 음악은 엄청 긴 트랙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Acid House의 시조 격으로 여겨지는 "Acid Tracks"는 그 길이만 30분이다.
와. 안 힘드나?
그래서 앨범 발매할 때는 12분인가 6분으로 줄였다.


 

[인기와 쇠락]

 

1984년, Saunders가 릴리즈한 "On and On" 이 대 히트를 치면서 초기 하우스 음악의 전성기가 시작된다.
이 음악은 플로리다의 디스코 DJ였던 Mach의 여러 디스코 메가믹스였던 "On & On"으로부터 유래하였는데,

자신의 플레이 세트에서 On & On이 사라지자 땜빵할 용도로 만들었던 곡이었다.

그런데 이게 하우스 음악의 첫 번째 레코드가 되었다.

??

이후에 1986년, "Love can't turn around" 가 UK 싱글차트 10위권에 최초로 진입한 이래,
하우스 음악은 음악 차트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그 인기를 입증하며 해외로 뻗어나갔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들어, 하우스 음악은 다른 특색 있는 하위 장르나 타 장르에 밀려나게 된다.
너무 반복적이고, 친숙하다 못해 지루해지고,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오늘날 나오는 음악에 비하면
많이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12분이나 같은 노래를 듣기에는 좀... 그렇지?


이렇게 하우스 음악의 탄생과 흥망성쇠(?)에 대해 정말 정말 간단히 알아보았다.
사실 자료 조사하면서 이것저것 더 많은 정보들이 있었으나?
어떻게 풀기가 많이 애매해서(본인 기량의 문제입니다...),
아래에 정리해보겠다.



1. 영향과 파생 장르들


이 시기에 나온 하우스 음악들 중,
그중에서도 인기를 끈 곡들과 그 스타일들은 하나의 하위 장르로 굳어진다.
대표적으로 "Mystery of Love (1985)"Deep House의 시초가 되었고,
바로 앞서 언급된 "Acid Tracks (1987)"Acid House의 시초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시카고에서 발원한 초기 하우스 음악을 Chicago House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이 하우스 음악이 엄청엄청엄청엄청 많아졌거든.
따라서 여기서 모든 파생 장르들을 다루지는 않겠다.
그것들은 시간이 나면 언젠가는... 한 번쯤...

2. 타 장르들과의 연관성


디스코의 몰락 이후, 미국 전역에서 새로운 음악에 대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러한 시도들 중, 시카고에서 나온 대답이 "하우스 음악"이고,
뉴욕에서 나온 대답이 "뉴욕 개러지"이고,
디로이트에서 나온 대답이 "디트로이트 테크노"일뿐이다.

프랭키 너클즈에 관해 언급하면서 등장했던 Larry Levan은 이후로도 뉴욕에서 활동하면서
오늘날 "뉴욕 개러지(NY Garage)"라고 불리는 장르를 탄생시켰고,
디트로이트의 Derrick May는 시카고의 유명 DJ들을 만나면서 하우스 음악을 연구한 후
이를 디트로이트 스타일과 융합하여 "디트로이트 테크노(Detroit Techno)"를 창시했다.

이렇듯 당시의 아티스트들은 서로의 영향을 받으며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였고,
따라서 초기 개러지, 하우스, 테크노는 서로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장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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